현역 조택상 '정의당 간판' 재선도전… 야권 표 분산 불가피
새누리 이흥수-이환섭 경쟁… 민주 8년만에 대표 선발 치열


수도국산 달동네와 베스트셀러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널리 알려진 인천시 동구는 중구와 함께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으로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행정구역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 대상일 정도로 주택의 노후화가 심하다. 개발 열풍이 몰아쳤을 당시 외지인들이 매입한 집들이 흉가로 방치돼 있는 곳이 인천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구도심 특성상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 줄 출구를 확보하기도 쉽지않은 여건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6월 지방선거에 나설 동구청장 후보들이 장밋빛 개발공약을 남발했다가는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오히려 원주민이 재정착할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 방안이나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공약이 더 많은 표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떠나가는 동구'가 아닌 '찾아오고 몰려드는 동구'를 만들 수 있는 실현가능성있는 개발 방안이나 배다리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문화예술촌을 보다 더 꽃피울 수 있는 묘안을 만들어내는 것도 득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동구에 뿌리를 두고 지역주민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지역일꾼이 동구청장으로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4년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야권단일화 후보로 나서 당선된 조택상(55) 현 구청장은 이번 지방선거에는 정의당 간판을 걸고 출마할 예정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양대 정당의 후보에 비해 조직력에 있어서는 열세가 예상되지만, 그래도 현직 구청장이라는 이점을 안고 있다.

재임기간 도시개발·교육·복지·경제·환경 등 5개 분야 29개 공약 중 22건을 완료하고 7건을 현재 진행하는 등 85% 이상의 공약 실천율도 장점이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주민들에게 충분히 각인시켰다는 평도 선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수년간 방치된 지하보도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해외까지 소개된 송림동 아뜨렛길, 인천 첫 독거노인 U-Care(응급안전 돌보미) 시스템 구축 등 구청장으로서의 족적도 뚜렷이 새겼다.

여기에 현대제철 노조위원장 출신답게 솔직하고 거칠 것 없는 말투와 부드러운 미소를 띠면서 지난 3년6개월간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혀온 이력 역시 조 구청장의 강점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4년전과 달리 야권 단일후보라는 후광을 업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새정치신당 등에서 각자 후보를 낼 경우 야권성향 표 분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여권단일 후보와 야당성향 다자 후보간 대결이라는 구도가 형성될 경우 이는 조 구청장의 재선 가도에 가장 험한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서는 현재 4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4년전 선거에서 조택상 구청장과 한차례 맞붙었던 이흥수(54) 전 시의원과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환섭(63) 전 인천중부경찰서장이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전 서장은 지난 선거 당시 새누리당 공천에서 밀린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들은 각종 지역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얼굴을 알리는 등 두번 패배는 있을 수 없다는 각오로 6월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 넓지않은 동구에서 수년간 저인망식으로 다져온 이흥수 전 시의원과 이환섭 전 서장의 인지도 역시 결코 조택상 구청장에 뒤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새누리당에서는 백응섭(54) 동구 재향군인회장과 허식(56) 전 시의원이 구청장 출마 행보를 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새누리당 동구청장 후보 경쟁이 이흥수 전 시의원과 이환섭 전 서장간 양자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4년전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에 따라 후보를 내지 않았던 민주당에서는 이번 선거에 4명이 출마의사를 갖고 있다. 현재 시의회 산업위원장인 허인환(46) 시의원, 전용철(54) 시의원, 이영복(57) 구의원, 윤대영(61) 전 구의원 등이다.

현 시의원과 전·현직 구의원간 대결 양상인데, 아직까지는 특정 후보의 우열을 가려내기가 쉽지않은 형국이다.

민주당 동구청장 후보들로서는 무려 8년만에 찾아오는 기회인 만큼 공천권을 확보하려는 경쟁 역시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신당에서는 김찬진(47) 동구 치과의사회 회장이 출마채비를 갖추고 참신함을 앞세워 6월을 향해 뛰고 있다.

/김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