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전술 체험 본선때 도움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베테랑 공격수 설기현(35)이 최근 불거진 축구대표팀의 1월 해외 전지훈련 무용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월드컵 본선을 두 차례 경험하고 벨기에·잉글랜드 등 해외에서 10년 넘게 뛰다 K리그로 돌아와 인천에서 활약중인 설기현은 전지훈련지인 괌에서 "팀을 꾸리는 감독이 계획과 목적을 갖고 필요하다고 판단해 진행한 훈련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계획을 세워 실시한 훈련은 분명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견해다.
유럽파가 빠진 가운데 월드컵 본선에 합류하지 못할 대다수의 국내 선수 위주의 대표팀이 많은 비용을 들여 훈련하고 평가전에서 졸전을 펼쳤다는 팬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설기현은 "대표팀의 준비 기간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국내파 위주지만 이렇게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해외 선수들과 맞붙어 볼 일이 적은 국내파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여기서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하고, 경기 뛴 선수들이 많은 것을 배운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과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파들이 물론 본선에서 중심이 돼 뛰겠지만 그들만으로 팀을 꾸릴 수는 없다"면서 "국내파들은 이번 훈련에서 홍 감독의 전술을 직접 느꼈을 것이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본선 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과 2년 재계약한 설기현은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한 후 오래 전 계획한 대로 유럽으로 지도자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설기현은 "그동안 많은 감독을 만났고 서로 다른 성향을 경험했다"면서 "떠올려 보니 선수의 발전은 선수 혼자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좋은 감독과 그에 맞는 전술이 뒷받침된 팀에서 뛸 때 발전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끝으로 올 시즌 각오에 대해 그는 "내가 해야 할 몫을 충실히 하면 후배들이 잘 따라올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려면 팀이 더 조직적으로 잘 준비해야 하고, 선수들도 팀의 방향과 목표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