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있는 가족들의 안전과 이슬람권 출신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피해
를 입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8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습했다는 소식을 접한 경기·인천지역내 이
슬람출신 노동자들은 고국에 있는 가족들 걱정과 함께 한국내에서 자신들
이 선의의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조속한 종전(從前)이 이뤄지기를 신께 빌
었다.
 반월공단내 파키스탄 근로자 다히 자비드(25)씨와 모세르 라자(23)씨는
“파키스탄인들은 미국 테러 배후인물인 라덴을 싫어한다”며 “파키스탄
이 미국에 협조한다는 이유로 아프간이 우리에게 보복해서는 안되며 이슬람
교도 끼리는 전쟁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향(세르고다)이 같은 두 근로자는 “한국에서 번 돈(임금) 대부분을 가
족들에게 송금하고 있다”며 “우리 조국이 아프간과 인접해 있어 몹시 걱
정이 되며 특히 가족들에게 아무일이 없도록 신께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
다.
 성남시 수정구 태평2동 성남외국인 노동자의 집에 기거하는 방글라데시
출신 모피줄(40)씨는 “전쟁이 발발해 걱정이 앞서며 테러 및 전쟁은 이슬
람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며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길 바랐다.
 파키스탄에 7명의 가족이 있는 바바르(28)씨도 “엊그제도 가족들이 걱정
스런 말로 전화를 걸어왔다”며 “예배를 볼때마다 가족들이 안전하고 전쟁
이 빨리 끝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국이주노동자센터에서도 이슬람권 출신 노동자들
은 근심어린 얼굴로 뉴스 속보에 귀를 기울였다.
 2년전 한국 부인과 결혼해 귀화를 준비중인 파키스탄 출신 카심(30)씨는
“친척들이 국경과 인접한 페샤와르에 살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하소연
한 뒤 “이슬람은 평화와 공존을 중시하는데도 이슬람권 노동자들을 마치
폭력행위자로 인식, 한국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을
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