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승훈이 8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안겨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루지 못한 이승훈(26·대한항공)은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훈은 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5,000m에서 12위(6분25초61)에 그치고서 공동취재구역을 지나며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떠났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된 이승훈은 이날도 큰 기대를 모았으나 26명 중 중위권인 12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를 마치고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한동안 링크를 떠나지 못한 이승훈은 수많은 취재진이 기다리는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서서도 굳은 표정이었다.

평소 조리 있는 말솜씨로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얘기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죄송합니다"라는 한 마디 말과 함께 자리를 떴다.

2010 밴쿠버 올림픽 당시 이승훈을 비롯한 '빙속 3총사'를 지도한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부진의 원인을 꼽았다.

"올림픽 전까지 이승훈이 상승세였다고 판단했다"는 김 전무는 "자신보다 뒤처진다고 생각한 상대 선수가 계속 레이스를 이끌면서 급격히 긴장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쳤다면 메달권에 들었을 텐데 아쉽다"면서도 "오늘 경기를 통해 몸이 풀리지 않았겠느냐"며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승훈은 오는 18일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10,000m 경기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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