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빙상 스피드스케이팅 5천m 경기에서 이승훈이 경기를 마친 뒤 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아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스피드스케이팅
"죄송합니다. 부담감이 문제였습니다."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천m에서 한국 선수단 첫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승훈(26·대한항공)의 말이다.

그는 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5천m에서 12위에 머문 뒤 공동취재구역을 지나며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된 바 있어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담했다. 이승훈은 경쟁 선수들의 레이스를 지켜본 뒤 마지막 조인 13조에 편성돼 경기를 치렀으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12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승훈은 9일 훈련에 앞서 "(5천m) 자신감이 있었고 준비도 철저히 했는데 부족했다. 네덜란드와 유럽의 벽은 철옹성같았다"고 털어놨다.

또 "이번 시즌에 좋아진 부분이 많고 기록이 좋았는데 결국엔 올림픽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역시 올림픽은 특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승훈은 "프랑스와 네덜란드 전지훈련 때는 컨디션이 괜찮았지만 러시아에 와서 잠을 잘 못자고 현지 적응을 잘 못한 것 같다"면서 "이것이 경기에 영향을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선수들이 대회 당일 경기에 대해 냉철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매년 개최되는 세계선수권이나 월드컵 시리즈에 비해 분명히 다르다"면서 "긴장을 너무하면 몸이 굳어버리고 경기력에 지장을 준다.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서 먼저 이겨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선수단은 10일부터 '효자종목' 쇼트트랙이 이어진다. 또 이승훈도 5천m에선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1만m에서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팀 추월 경기에도 나선다. 태극전사들이 고개를 숙이기보다는 다시한번 냉철하게 자신을 뒤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