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화인들이 지역 영화계를 살찌우기 위한 규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의 영화인과 문화계 인사 38명이 모여서 최근 창단한 '인천시네마테크협회'(이하 인시협)가 지난 8일 인천의 예술영화 전용관인 영화공간주안에서 열린 '제19회 인천시네마테크'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인천시네마테크는 '한국 다큐, 독립영화를 말하다'를 기획해 보다 한국적인 모습으로 지역 영화팬들과 만났다. 여성주의 미디어 공동체인 '연분홍치마'를 초청해 동성애자 인권문제, 용산참사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 3편을 상영했다.

인천에서 지역 영화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행보는 '인천독립영화협회'(이하 인독협)에서도 보여진다. 지역 영화인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인독협은 지역에서 영화를 제작하거나 또는 지역에 관한 영화를 만들기 위한 제작 과정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설립됐다.

인독협 회원들은 최근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인천에서 만들어진 독립영화를 모아 정기상영회를 하고 있으며, 다음달 14일부터 3일간 '인천독립영화제'도 개최한다.

인독협에 이은 인시협의 출범은 그동안 미약했던 인천지역 영화를 부흥시키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이미 서울과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주요 13개 도시에 설립된 시네마테크협회는 지역영화에 대한 평론, 연구, 시나리오 작업 등을 하고 대중에게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처럼 인독협을 통해 제작한 영화가 지역 예술영화상영관에서 상영되고, 인시협은 그 영화를 연구하고 평론지를 발간하는 등 각 단체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인천의 영화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 출신의 영화감독, 평론가, 시나리오 작가 등을 인천에서 키우는 것도 인독협과 인시협의 또다른 목표다.

김정욱(영화공간주안 관장) 인시협 사무처장은 "인천사람들은 그동안 서울과 가까워서, 다양한 영화를 볼 곳이 없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공간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영화에 관한 거의 모든 활동을 서울에서만 했다"며 "인천지역의 영화운동 활성화는 물론 인천시민들이 영화를 통해 지역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하고, 삶의 고민거리도 던져줄 수 있는 활동을 펼 것이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