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트트랙 안현수 귀화 비화.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10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스케이팅 트레이닝 베뉴에서 훈련하고 있다. 안현수는 이날 오후(현지시간) 열리는 남자 1,500m 예선에서 우리 대표팀의 박세영과 맞붙는다. /소치=연합뉴스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빅토르 안)가 애초 미국 귀화도 고려했다는 뒷얘기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0일(한국시간) '미국을 거부하고 러시아를 위해 스케이트를 타는 안현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안현수의 귀화에 얽힌 일화를 보도했다.

안현수는 한국 쇼트트랙계의 파벌 싸움에 염증을 느껴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미국 쇼트트랙의 대부'로 현재 카자흐스탄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고 소치에 온 장권옥 감독이 당시 안현수의 귀화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장 감독에 따르면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운동을 계속하기로 한 안현수가 미국과 러시아를 최종 행선지로 점찍고 고민했다고 전했다.
▲ 쇼트트랙 안현수.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10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스케이팅 트레이닝 베뉴에서 훈련하고 있다. 안현수는 이날 오후(현지시간) 열리는 남자 1,500m 예선에서 우리 대표팀의 박세영과 맞붙는다. /소치=연합뉴스

그러면서 장 감독은 안현수가 러시아 귀화를 택한 이유로 국적 취득의 용이함과 재정 지원을 들었다.

그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안현수가 미국행을 원했으나 시민권 취득이 쉽지 않았고 재정적인 뒷받침에 대한 토대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반면 러시아 국적 취득은 아주 쉬웠다"고 소개했다.

장 감독은 미국과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수준 차도 안현수의 러시아행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였다고 덧붙였다.

쇼트트랙 종목 강자를 다수 보유한 미국은 안현수 귀화를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았으나 상대적으로 쇼트트랙 주변국인 러시아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이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차례나 정상에 오른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의 대표 발탁을 대대적으로 반겼다는 뜻이다.

한때 무릎 통증으로 고전하던 안현수는 러시아 유니폼을 입은 뒤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고 쇼트트랙 황제의 부활의 시작을 알렸다.

러시아빙상연맹에 따르면 안현수는 고려인 3세로 러시아 대중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가수 빅토르 최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자신의 성 앞에 빅토르를 붙인것으로 알려졌다.

빅토르는 또 '승리'라는 뜻도 함축하고 있어 이번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황제로의 복귀를 노리는 안현수로서는 최상의 이름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한편 안현수는 
10일 오후 6시45분(한국시각)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예선에 출전한다. 2조에 편성된 안현수는 같은 조 한국대표팀 막내 박세영(21)과 경쟁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