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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속 여제' 이상화(왼쪽)가 10일오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올림픽 파크 내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500m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하던 중 숨을 몰아쉬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개막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선수단 모두가 기다리던 메달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개막식을 치른 한국 선수단은 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한 이승훈(26·대한항공)을 필두로 10일 남자 1,500m에 나선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의 모태범(25·대한항공) 등이 메달 소식을 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첫 주자이던 이승훈이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기대 이하의 성적인 12위에 그치면서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출전한 세 명 가운데 이한빈(26·성남시청) 한 명만을 결승에 내보냈고, 그마저 6위에 그치면서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던 1,500m를 '노메달'로 마치고 말았다.
이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던 모태범마저 네덜란드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에 밀려 4위에 그치면서 첫 메달은 또 하루 미뤄졌다.
남자 모굴스키의 최재우(20·한국체대)가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는 등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나, 역시 메달이 없는 것은 아쉽기만 하다.
한국이 자랑하던 스타들이 줄줄이 아쉬움을 삼킨 채 돌아서면서 '금메달 4개 이상, 10위권 수성'을 목표로 내건 한국 선수단의 성적 달성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메달 후보라며 기대하던 선수들이 줄줄이 낙마한 것은 분명히 냉철한 분석과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목표로 내건 금메달 4개의 후보들은 아직 자신의 무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치올림픽에서 선수단이 실질적으로 '확실한 금메달 후보'라며 기대하는 선수는 빙상 세 종목에서 각각 일가를 이룬 '여제 삼총사'다.
'피겨 여왕' 김연아(24),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 '쇼트트랙 차세대 여왕' 심석희(17·세화여고)가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심석희가 10일 여자 500m 예선을 가볍게 통과하고 3,000m 계주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활약하며 결승에 올라 다관왕 등극에 시동을 걸었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1,500m와 1,000m 종합 순위 선두를 달리는 심석희는 왕멍(중국)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마저 사라진 소치올림픽 여자 쇼트트랙에서 돌발 변수만 넘어선다면 무난히 2개 이상의 금메달을 수확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저녁에는 한국의 가장 독보적인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격한다.
지난해에만 네 차례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무한 질주를 벌여 온 이상화가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하는 시원한 레이스를 벌인다면 그동안 어그러진 한국 선수단의 '메달 시나리오'를 정상화하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13일에는 김연아가 마침내 자신의 마지막 무대로 공언한 소치에 입성한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228.56점) 기록을 보유한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10일 끝난 피겨 단체전에서 러시아에 첫 금메달을 안긴 율리야 리프니츠카야가 최근 홈 이점까지 등에 업고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지만, 큰 무대 경험과 세밀한 연기력이 앞서는 만큼 2연패를 향한 기대감을 낮출 필요는 없다. /소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