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한 모태범(25·대한항공)은 "네덜란드 선수들이 스케이트 타는 것을 보면서 느낀 것이 많다"며 다시 마음을 다잡겠다고 다짐했다.
모태범은 500m 경기를 치른 이튿날인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훈련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밝혔다.
전날 4위에 그쳐 메달을 놓치고는 믹스트존에서 침묵을 지킨 모태범은 이날 "어제는 '멘탈 붕괴'가 돼 죄송했다"며 뒤늦게 말문을 열었다.
모태범은 전날 레이스를 두고 "실수도 없었고 후회 없는 레이스를 했는데 네덜란드 선수들에 비해 늦었다"면서 "네덜란드 선수들을 보고 당황했지만 긴장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덜란드 선수들이 큰 키에 파이팅 넘치는 스케이팅을 하는 것을 보며 느낀 점이 많다"면서 "이번 대회 남은 경기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운동하는 데에도 의욕적으로 나설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모태범은 12일 밤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남자 1,000m에서 다시 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크지 않고, 오히려 500m에서 실패한 만큼 더 집중할 수 있고 편한 마음도 든다"면서 "4년간 노력하고 고생한 것을 몰아서 쏟아내도록 힘을 쓰겠다"고 했다.
이어 "샤니 데이비스(미국)만이 아니라 네덜란드 선수들을 포함해 6명이 우승 후보라 누가 당일 컨디션을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라며 "마지막 한 바퀴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모태범은 '빙속 삼총사'로 유명한 이상화(25·서울시청), 이승훈(26·대한항공)과 500m를 마치고 나눈 이야기도 공개했다.
그는 "상화가 '고생했다'면서 '편히 하자'고 하더라"면서 "이승훈과는 선수촌에서 같은 방을 쓰는데 '우리 셋 중에 두 명이 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만 상화가 따낼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소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