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영순 3선 가능성에 무게… 권봉수와 경선 갈수도
새누리 김용호·신영출 지역인맥 기반 '막판뒤집기' 노려
구리시의 6·4지방선거는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지근한(?)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지도자로 주목받는 인물이 마땅히 없어, 결국 현 시장 체제의 유임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모양새다.
박영순(65) 구리시장은 일찌감치 3선 연임에 출사표를 던져놓은 상황이어서, 3선 굳히기냐 이를 막아내느냐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구리시는 인구가 20만밖에 되지 않는데다 토박이 인구는 2만명 정도에 불과해 뚜렷한 지역색채가 드러나지 않는 곳이다. 여야 성향도 잘 나타나지 않아 특정 정당에 유리한 부분도 없다.
이 때문에 다른 어느 지역에 비해 정책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고, 지역 현안을 끌어들여 참신한 정책을 내놓는 것이 승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예비후보들은 획기적이면서도 현실성 있는 공약을 만들어내느라 벌써부터 머리를 짜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우선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박 시장이 현재로선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무고시 출신으로 지난 1994년 관선시장을 통해 처음 구리시에 발을 들인 박 시장은 이후 초대 민선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뒤, 1998년에 다시 시장직에 복귀했다.
이후 2002년에 한 차례 더 낙선을 경험했지만, 2006년부터 현재까지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구리시장으로만 10년 넘게 일해왔다.
박 시장은 그간 뉴타운사업과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조성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시장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고, 이를 근간으로 3선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임기내 가장 야심차게 추진해 온 월드디자인시티 유치가 눈 앞에 와 있지만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며 결과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어, 이는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민주당내 박 시장의 독주체제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단 한 사람은 권봉수(51) 느티나무포럼 대표다.
제4·5대 구리시의원으로 활동했던 권 대표는 민주당 구리시지역위원회 수석부위원장·21세기 구리시민포럼 사무처장·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구리시협의회 자문위원·구리의제21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폭넓은 지지를 쌓아 온 인물이다.
이처럼 민주당 내에선 박 시장과 권 대표 외엔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인물이 없어 공천 한 자리를 두고 양자 대결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당의 공천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천이 이뤄진다면 어느 후보가 됐든 경선을 치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혀 두 예비후보간 경선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맞서는 새누리당에서는 박 시장의 3선을 저지할 대항마가 딱히 눈에 띄지 않고 있지만, 김용호(68) 구리시의원과 신영출(61) 전 구리농협 조합장 등이 막판뒤집기를 노리며 출마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구리시의회 4선 의원인 김 의원은 박 시장을 향해 십수년째 대립각을 세워 온 정치적 앙숙 관계로 유명하다.
최근 지역내 한 시민단체와 함께 박 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까지 열며 그와의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6년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밀린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이번에는 공천권 획득에 성공해 박 시장의 3선을 반드시 저격(?)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당내 공천을 받아 박 시장과의 '라이벌 매치'가 성사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그동안 출마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던 신영출 전 구리농협 조합장도 최근 시장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김 의원을 긴장케 하고 있다.
구리농협 재선 조합장 출신의 신 전 조합장은 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무궁화동지회 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뿌리깊은 지역 인맥을 토대로 입지를 다지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아직 정당을 선택하지 않은 백현종(50) '공간, 민생과 자치' 대표가 출마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선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리/이종우·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