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
올해 인천에서 화젯거리는 누가 뭐라해도 아시안게임이 빠질 수 없다. 2014년이 인천으로서는 도시가 생긴 이래 가장 큰 국제적 행사를 치르는 해가 될듯 싶다. 많은 논란도 있었고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은 지난 몇 년간 실타래처럼 얽힌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풀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외국이 아닌 한반도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어서 더욱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정작 하고 싶은 얘기는 그게 아니라 아시안게임 이후에 대한 것이다. 아시안게임 자체야 일회적인 행사이므로 어떻게든 잘 치러낼 것이라 생각되지만 정작 아시안게임 이후가 걱정되는 것은 이런 체육시설들의 관리와 유지에 만만치 않은 비용이 투여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문학경기장만 해도 월드컵 경기가 열리던 해에 사후 활용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 관리비만 따졌을 때에 약 40억원이 넘는 비용이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 바가 있으니, 그때로부터 10여년이 흐른 지금은 그 규모가 얼마 정도일지 제대로 계산이 되지않을 정도인 것이다. 더구나 문학경기장보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규모는 더 크고, 여기에 다양한 체육 종목의 전용 경기장들의 숫자와 규모까지 생각하면 아시안게임이 인천 시민들에게 줄 부담은 가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과연 아시안게임의 경기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야 경기장의 관리와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경기장의 상업적 활용도 다각도로 모색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지나친 상업성의 추구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럴 때에 아시안게임 경기장의 공공적 활용과 경제적 효율성의 추구가 적정하게 균형을 맞추고 서로 보완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나는 인천의 문화예술계가 아시안게임 경기장을 문화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적극적인 관심과 의견을 표명할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문화예술인들은 여전히 인천의 문화기반시설이 취약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아시안게임 경기장을 그런 기반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보다 더 적극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을까. 미술관·박물관·전문공연장을 이런 경기장의 시설을 활용함으로써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경기장 시설은 주차와 교통 접근성이 나쁘지 않으므로 발상을 전환하면 문화시설로 활용하는데에도 손색이 없다. 인천시로서는 재정 압박으로 당분간 규모있는 문화시설을 독자적으로 건립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차제에 경기장을 어떻게 문화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지역 문화예술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방식의 활용은 긍정적인 상업적 활성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조직위나 인천시 당국도 경기장의 사후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데에 문화예술인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바란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