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물론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다.
이상화는 11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 레이스 마지막조에서 37초42로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2차 레이스에선 34초28로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우며 역시 1위에 올라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이상화는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남녀 전종목을 통틀어 2연패를 차지하는 등 금자탑을 세웠다.
또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우승할 때 세운 여자 500m 단일 레이스(37초30)와 합계(74초75) 올림픽 기록을 12년 만에 한꺼번에 갈아치웠다.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2위 올가 팟쿨리나(러시아·75초06)보다 0.36초나 앞선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0.36초는 역대 올림픽 이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타와 은메달리스트 사이의 최다 시간차다.
행운의 동메달은 마르곳 부르(네덜란드·75초48)가 가져갔다.
특히 이상화는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연일 금메달을 따낸 네덜란드의 독주를 막아내며 한국 빙상의 자존심을 곧추 세웠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37초42의 기록으로 총 36명 중 가장 좋은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쳐 일찌감치 올림픽 2연패를 예감했다.
올 시즌 월드컵 여자 500m 랭킹 8위인 미국의 브리트니 보와 마지막 18조의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초반 100m도 10초33에 가장 먼저 통과하는 등 여유있게 전체 1위에 올랐다.
앞서 16조에서 뛰어 아들레르 아레나 트랙 신기록을 세운 팟쿨리나(37초57)보다도 0.15초나 앞섰다.
게다가 이상화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부진해이상화의 기를 살려줬다. 여자 500m 1,2차 합계 세계 기록(74초42)을 가진 예니 볼프(독일)는 이상화보다 0.51초나 뒤진 37초93으로 8위에 처졌고, 왕베이싱(중국·37초82)도 6위에 머물렀다.
이상화가 2차 레이스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금메달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1차 레이스에서 두 명이 실격당해 34명이 나선 2차 레이스에서 이상화는 마지막 17조의 인코스를 배정받아 왕베이싱과 레이스를 펼쳤다.
이상화가 출발하기 전 1위는 2차 레이스를 37초49에 마친 팟쿨리나였다.
출발 총성과 함께 뛰어나간 이상화는 첫 100m 구간을 1차 레이스 때보다도 빠른 10초17에 지나면서 신기록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상화가 지난해 마지막 세계신기록을 세울 때 100m 구간 기록 10초09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날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한편 이보라(동두천시청)는 1,2차 합계 77초75의 기록으로 20위에 올랐고 김현영(한체대)은 78초23으로 24위, 박승주(단국대)는 78초31로 26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