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치 담그는 체험프로그램
화성행궁과 연계한
음식문화 축제 등
역사적 고증과 연구 통해
외국인 관광객 흥미 끌만한
음식스토리 발굴 서둘러야


최근 먹거리가 중요한 화두다. 먹거리가 중요해지면서 먹거리 중심의 음식관광도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떠오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과거에도 식도락(食道樂), 즉 여러 음식을 두루 맛보는 즐거움으로 여행을 즐겼다. 국내외 여행시에 먹는 즐거움은 빼놓을 수 없다. 아무리 볼거리가 많아도 먹거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해외 관광객은 총 1천217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약 25% 정도이다. 쇼핑, 의료, 문화 등으로 관광객을 유인하는데 한계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 관광은 단순히 개인의 즐거움이나 견문을 넓히는 것을 넘어 관광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고용기여율은 6.4%, GDP 기여율은 5.9%이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관광 산업경쟁력은 25위 정도이다. 스위스(1위), 싱가포르(10위), 일본(14위), 홍콩(15위)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한국 관광이 도약할 수 있는 좋은 변화가 보인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음식관광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 음식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였고 연구도 미흡했다. 최근 '건강과 웰빙'이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건강 열풍을 타고 지역의 전통음식이 재조명된다. 지역음식은 우리의 역사, 전통, 문화, 정신이 반영되어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음식관광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면 외래관광객은 물론 국내관광객도 증대된다. 관광객을 유치하여 농업, 식품, 외식, 교통, 숙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지역 브랜드 가치가 제고되고,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문화 마인드도 고취된다. 이래저래 도시와 지역의 가치가 높아진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한국철도공사와 '음식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철도관광을 음식관광과 연계한 것이다. 철길 따라, 맛길 따라 다양한 먹거리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농촌의 음식관광 붐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관광열차 연계 전통식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성공시킨 사례도 있다. 철도관광을 이용한 전통음식 발굴은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농촌 활성화도 이루어진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관광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면서 "음식관광이나 생태관광, 농촌관광 등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농업의 핵심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농업이 1차 산업을 넘어 2차 식품가공, 3차 관광·휴양 등의 영역과 융복합해 새로운 6차 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경기도는 들과 산과 바다에 접하고 있어 농수산물이 풍부하고 다양하다. 음식도 소박하고 수수하면서 푸짐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전통 음식의 명소가 경기도다. 그러나 전통과 혼이 살아있는 명품 음식이 부족하다. 정체도 없고 퓨전화된 식당이 주류를 이룬다. 경기도를 대표할 지역음식을 발굴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해야 한다.

경기도에는 용인민속촌, 수원화성 등 역사와 문화 관광지가 많다. 음식과 관광을 연계시킨 체험형 음식관광 패키지를 개발하면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경기도 김치 체험장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는 체험 프로그램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이다. 수원 화성행궁과 연계한 음식문화축제, 서삼릉 일대와 연계한 고양 막걸리축제는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역사적 고증과 연구, 스토리텔링 등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만한 음식 스토리도 발굴해야 한다. 또 산발적으로 열리고 있는 음식축제를 통합하고 정비할 필요도 있다.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해야 진정한 음식축제라고 할 수 있다.

음식산업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부가가치도 높고 고용효과도 크다. 문화 상품으로 도약하기도 좋다. 먹거리 관광을 경기도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하자. 다양한 관광자원과 음식문화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경기도는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다시보자, 경기도 음식관광.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