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가 1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우승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에 앞서 이상화의 스타트 훈련 모습을 다중 노출 기법을 이용해 연속 촬영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 스피드스케이팅
亞 빙속 역사상 '첫 금자탑'
튼튼한 허벅지·기술 시너지
빨라진 초반 스타트 결정적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상화는 1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결과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37초4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2차 레이스에선 34초28로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우며 1위를 차지하는 등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또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우승할 때 세운 여자 500m 단일 레이스(37초30)와 합계(74초75) 올림픽 기록을 12년 만에 한꺼번에 갈아치웠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대회에서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한 이상화는 2연패의 금자탑까지 쌓았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것은 남녀 전 종목을 통틀어 이상화가 처음이다.

이상화가 2연패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튼튼한 허벅지'와 '완벽한 기술'이 빚어낸 결과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상화는 밴쿠버 이후 진화를 거듭하면서 기술적으로도 완벽한 경지에 이른 상태라 말한다. 가장 먼저 꼽히는 부분이 완벽해진 스타트와 초반 레이스다.

그동안 초반 스타트가 약점으로 꼽혀온 이상화는 실제로 100m를 10초30 아래로 끊은 적이 별로 없다. 후반 들어 가속도를 붙이는 '슬로 스타터' 스타일의 선수였다. 기록이 저조할 때면 10초40대나 10초50대의 100m 기록까지도 낸 적이 있다.
 
▲ 이상화가 2014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우승한 뒤 태극기를 흔들며 트랙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에 초반 리듬감을 끌어올리면서 스타트 기록이 급격히 좋아졌다. 스타트 훈련을 하는 길이를 늘려 50m 정도만 짧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코너까지 돌아 100m 이상을 달리는 훈련을 반복, 전체적으로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리듬감이 생겼다.

36초36의 세계기록을 작성한 지난해 솔트레이크시티 월드컵에선 첫 100m를 무려 10초09에 끊는 괴력을 보여줬다.

이런 기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하체 강화가 필수였다. 이는 낮은 자세를 유지하게 해줘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초반 스피드와 리듬감을 끌어올리고, 여기에 낮은 자세로 많은 스트로크를 후반까지 지속할 힘까지 얻음으로써 이상화는 '완벽한 스케이터'로 거듭났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