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도매상에 파상풍 예방 백신이 품귀현상을 보여 병·의원 환자 진료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6일 인천지역 약품 도매상인 신영약업(중구 신흥동)에 따르면 외과수술 이후 주로 사용되는 파상풍 예방 백신의 공급량이 제조회사의 생산감소로 2개월 전부터 크게 줄기 시작해 각 병·의원의 주문 물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에서 녹십자와 함께 파상풍 백신을 독점 생산하던 동신제약이 원료인 '인(人)혈청'의 수입원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자 올 초부터 예방약 '테타블린'의 생산을 중단한데서 비롯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파상풍 백신은 총 100만 바이알(vial·1앰풀)로 녹십자가 65만 바이알(하이퍼테트 250unit), 동신제약이 35만 바이알(테타블린)을 각각 생산해 공급했다. 그러나 올 초부터 동신제약이 백신 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국내공급이 연간 35% 가량 부족한 결과를 낳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녹십자는 백신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까지 생산량을 30% 정도 늘렸으나 최근 재고물량이 바닥나면서 시내 약품 도매상에서 파상풍 백신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녹십자측이 원료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지난달 말 보건복지부에 파상풍 예방 백신의 보험수가 인상을 요청해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원가 상승으로 파상풍 백신을 판매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손해를 감수하며 생산량을 늘릴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재고량으로 환자를 치료해오던 일반 병·의원들은 파상풍 백신 확보를 위해 도매상에 매달리는 등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외과병원들은 녹십자에서 생산하는 '하이퍼테트 250unit'를 구하기 위해 제약회사나 약품도매상에게 웃돈 거래까지 하고 있다는 게 약품 도매상 관계자들의 얘기.
신영약업 이광열(50) 차장은 “100박스(1박스-10바이알) 주문이 들어오면 20박스를 대기도 힘든 상태”라며 “주문전화가 계속 밀려들고 있지만 물량확보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녹십자 마케팅부 이관용(37)씨는 “5천860원인 파상풍 백신 보험수가 인상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해 독감백신 부족난을 겪었던 환자들이 다시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정부가 파상풍 예방 백신 공급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