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남외항에서 유류공급선과 충돌사고로 기름이 유출된 라이베리아 국적의 8만t급 화물선 캡틴 방글리스호. 후미 왼편(연두색 원)에 가로 20㎝, 세로 30㎝ 크기의 구멍이 뚫려 실려있던 벙커C유가 유출됐다. /연합뉴스

15일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화물선과 유류공급선 충돌로 벙커C유 237㎘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피해가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양은 최근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 때 해상에 유출된 양(164㎘)보다 훨씬 많아 피해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

해경은 일단 당장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충돌사고로 선박에 생긴 구멍이 크지 않아 많은 기름이 한꺼번에 유출되지 않았고 해경 특수구조단이 긴급 투입돼 선박에 생긴 구멍을 막았기 때문이다.

또 오일펜스를 설치해 기름이 넓게 확산되지 않았고 급유작업 당시 벙커C유 온도가 50도 정도였기 때문에 휘발된 양도 많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현재 사고 발생지점에서 남쪽으로 4.5㎞ 떨어진 지점까지 은색과 흑갈색 오염군이 분포하고 있고 부산 목도 등지에 기름띠 2개 정도 더 형성돼 있지만 소량으로 유출된 것이어서 방제작업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고지점이 연안에서 6km 정도 떨어져 있고 해류나 바람 등을 고려했을 때 기름띠가 연안으로 올 개연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이틀째를 맞았지만 부산 태종대와 영도 중리 등지에서는 아직 유출된 기름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 부산 화물선 기름유출 사고 이틀째인 16일 오전. 남외항 선박 묘박지 부근에서 해경, 해군 경비정이 기름 유출사고가 난 화물선 캡틴 방글리스 주변 해상에서 유출된 벙커C유에 해수 살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번에 유출된 기름양이 여수 사고 때보다 훨씬 많고, 이번에 유출된 벙커C유가 여수 사고 때 유출됐던 원유에 비해 휘발성이 높지 않아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

벙커C유는 원유에 비해 휘발성이 높지 않고 바다에 유출되면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표층 1m 아래 정도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방제작업에서 어느 정도 기름이 회수될지는 미지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00㎘가 넘는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방제작업으로 실제 회수된 기름양을 따지지도 않고 피해 규모를 예상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여수 사고 때도 처음 발표된 유출 기름양은 적었지만 현장조사에서 유출량이 엄청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정확한 유출량과 오염범위를 정확히 조사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최 사무처장은 "상당량의 벙커C유가 휘발됐다는 해경 발표는 믿기 어렵고 추정 유출량이 많아 해양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면밀한 현장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