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품격있는 국제도시로 만들기 위해선 실종된 시민의식을 되찾는 게 우선이다.

지난 15일 오후 8시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광장. 수많은 시민이 오가는 광장 길바닥은 온통 인근 술집과 유흥업소가 뿌린 홍보전단지로 도배가 돼 있었다.

'불법전단지를 근절하자'는 상인회의 홍보현수막이 무색할 정도였다. 사람이 앉아야 할 벤치에는 버려진 음료수병과 일회용 커피잔으로 가득 찼다. 길거리엔 담배꽁초뿐 아니라 지나는 시민들이 뱉은 가래침과 씹다 버린 껌도 즐비했다.

도심 길거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무심코 걷다보면 툭 튀어나온 불법 입간판은 보행자들에게 불편함을 줄 뿐 아니라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우려될 정도였다.

무단투기 쓰레기도 인천의 도시품격을 낮추는 주범이 된 지 오래다. 이날 찾아간 남구 숭의동 한 주택가 작은 공터는 폐가구·가전제품부터 각종 생활쓰레기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많은 쓰레기가 무단방치돼 있었다.

처음엔 한두 사람이 버렸던 것이 점점 쌓이면서 일종의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렸다는 게 인근 주민의 설명이다.

로데오광장에서 만난 김선호(24)씨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부실한 시설 등 각종 준비가 미흡하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도시 수준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며 "인천아시안게임도 대회 인프라 준비뿐 아니라 인천에 온 외국 손님들이 눈살을 찌푸리지 않도록 시민 스스로 도시 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각 지자체뿐 아니라 인천지역 곳곳에서 저마다 시민의식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고 있다.

남구는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최근 주안역 인근 지역 등을 '클린로드'로 지정하고, 주민들과 함께 도로변에 방치된 생활쓰레기를 수거하기로 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이 같은 행정 주도에서 벗어나 스스로 '쓰레기없는 마을'을 조성하기로 하는 등 자체적인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착한 음주문화'를 실천하자는 보도(경인일보 1월 22일자 1면 보도)를 접한 인천의 한 중소기업이 "절주 십계명을 직원들에게 적극 장려하겠다"고 경인일보에 알려온 것도 작지만 의미있는 시작이라 할 것이다.

아시아인의 축제인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014년. 국제도시 인천의 품격을 끌어올리는 것은 결국 우리 인천시민들의 몫이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