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퀴 남기고 1위 빼앗겨
심석희, 폭발적 스퍼트 역전
중국에 내주었던 정상 탈환
올림픽 '효자종목' 쇼트트랙이 마침내 금메달의 갈증을 풀었다.
박승희(화성시청)·심석희(세화여고)·김아랑(전주제일고)·조해리(고양시청)가 출전한 한국 여자 대표팀은 18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천m 계주 결승에서 막판 심석희의 활약에 힘입어 중국을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4분09초498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고, 캐나다가 4분10초641로 은메달, 이탈리아가 4분14초014로 동메달을 나눠가졌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우승국인 중국은 2위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레이스 도중 이탈리아 선수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반칙을 저질렀다는 판정을 받아 노메달에 그쳤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첫 금메달을 따냈다. 또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2연패를 이룬 이상화(서울시청)의 금메달에 이어 우리 선수단의 2번째 금메달이다.
특히 여자 쇼트트랙은 3천m 계주에서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까지 4연패를 이뤘지만,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심판의 어설픈 판정으로 아쉽게 중국에 정상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8년 만에 빼앗긴 금메달도 되찾았다.
심석희는 여자 1천500m 은메달, 박승희는 여자 500m 동메달에 이어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각각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짜릿한 대역전극이었다. 첫 번째 주자로 출발선 앞에 선 박승희가 긴장한 듯 한 차례 부정출발을 했지만 재출발에서 선두로 나서면서 레이스를 이끌었다.
이어 심석희와 조해리, 김아랑이 차례로 이어달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캐나다와 중국이 뒤따르는 레이스가 한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한국은 17바퀴를 남겨두고 중국과 캐나다에 밀려 3위까지 밀렸지만, 11바퀴를 남겨놓고 김아랑이 2위 자리를 파고들었고, 9바퀴를 남겨두고는 박승희가 다시 1위로 나섰다.
이후 숨막히는 접전이 이어졌다. 3바퀴를 남겨놓고 중국에 또다시 선두 자리를 내준 것. 그러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심석희는 폭발적인 스퍼트로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편, 앞서 벌어진 여자 1천m에선 심석희와 박승희, 김아랑이 나란히 준준결승에 진출했고, 남자 500m에서도 박세영(단국대)과 이한빈(성남시청)이 나란히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