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26·한국체대)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10000m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승훈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 출전해 13분11초68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로써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 출전한 14명의 선수 중 4위에 머물며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승훈은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남자 5000m 경기에서 6분25초61로 12위에 그친 데 이어 남자 10000m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 개인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놓쳤다.
남자 10000m는 밴쿠버올림픽 때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레인 교차를 잘못해 실격당하는 바람에 2위였던 이승훈이 올림픽 신기록(2분58초55)과 함께 금메달을 챙긴 종목이다.
이번 대회 남자 10000m의 마지막은 2연패에 도전하는 이승훈과 4년 전 구긴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스벤 크라머의 격돌이 대미를 장식했다. 이승훈과 스벤 크라머는 마지막 7조에서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안쪽에서 출발한 이승훈은 레이스의 절반을 지난 5200m 구간을 통과할 때 베르흐스마의 기록보다 0.29초나 앞서 메달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이후 5600m 구간부터 베르흐스마의 기록에 뒤처지기 시작, 7600m 구간을 지난 때는 같이 뛴 스벤 크라머보다도 10초 넘게 뒤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승훈은 베르흐스마보다 27초23이나 뒤진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스벤 크라머도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12분41초69)까지 깰 기세로 질주했지만 이승훈이 경쟁에서 밀려난 뒤 후반부로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지며 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 대회 남자 10000m 메달은 네덜란드가 독차지했다.
남자 5000m 동메달리스트인 요릿 베르흐스마(네덜란드)가 이승훈이 갖고 있던 올림픽 기록을 12분44초45로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5000m 우승에 이어 10000m에서 명예회복을 벼른 스벤 크라머는 12분49초02로 은메달에 그쳤다. 동메달은 2006년 토리노 대회 금메달에 이어 2010년에는 동메달을 딴 밥 데용(13분07초19·네덜란드)이 차지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남자 5000m와 500m, 여자 1500m에 이어 네 번째로 한 종목에 걸린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하며 '빙속 강국'으로서 위상을 높였다.
한편, 이승훈은 21일 시작하는 팀 추월에서 마지막 메달 사냥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