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희(화성시청)·심석희(세화여고)·조해리(고양시청)·김아랑(전주제일고)으로 꾸려진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9초49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0일 열린 준결승에서 김아랑 대신 뛴 공상정(유봉여고)도 함께 금메달을 받았다.
이들 다섯 명은 캐나다(4분10초641)와 이탈리아(4분14초014) 선수들을 제치고 시상대 맨 위에 나란히 서며 이번 대회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리게 했다.
심석희의 여자 1500m 은메달, 박승희의 여자 500m 동메달뿐이었던 한국 쇼트트랙은 여자 3000m 계주에서 마침내 이번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자부가 노메달 위기에 처했고 계속된 성적 부진속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활약에 대비되면서 더욱 분위기는 침울했다.
하지만 이번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금메달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석연찮은 반칙 판정으로 노메달에 그치며 올림픽 5연패 달성에 실패한 우리나라로서는 이번 금메달로 당시의 악몽도 어느 정도 씻어낼 수 있었다.
밴쿠버올림픽 우승국인 중국은 2위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마지막 주자 교대 후 뒤따르던 한국 심석희의 진로를 방해했다며 심판진으로부터 반칙 판정을 받아 실격처리됐다.

또 심석희, 박승희, 김아랑은 앞서 열린 1000m 예선에서도 각 조 1위로 가볍게 통과해 메달 사냥의 기회를 한 차례 더 남겨뒀다.
남자 쇼트트랙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는 박세영(단국대)과 이한빈(성남시청)도 500m 예선을 나란히 통과하며 메달 희망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