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 4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이승훈이 18일 저녁(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이날 이승훈은 아쉬운 4위를 차지했다. /소치=연합뉴스

한국 장거리 스피드 스케이팅 간판 이승훈이 4위에 머물며 소치올림픽 메달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눈부신 역주를 펼쳤다.

이승훈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역주를 펼쳤지만 아쉬운 4위에 그쳤다.

비록 '최강자'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의 실격이라는 도움으로 4년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아쉬움이 남는 결과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치올림픽 개막 직후인 5000m에서 12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올린 것을 기억한다면 지난 열흘간 철저히 경기를 준비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이승훈 4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이승훈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10000m 경기에서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와 역주하고 있다. 이날 이승훈은 아쉬운 4위를 차지했다. /소치=연합뉴스
이날 10000m 레이스의 기록도 5000m 때와 달리 자신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 되찾았음을 보여줬다.

이날 이승훈은 1바퀴 랩타임에서 꾸준히 30초대의 기록으로 2800m 지점까지 1위 기록을 세우며 네덜란드 요리트 베르그스마(네덜란드)보다 앞선 레이스를 벌였다.

이승훈은 후반 들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는 5000m와 달리 초반부터 속도를 붙여 앞선 뒤 후반에 최대한 버티는 스타일로 레이스를 진행한다.

이런 전략은 후반의 버티기에 성공하면 메달권 진입에 성공하지만 실패한다면 중·상위권에 머물 수 있는 전략이었다.

이승훈은 이날 크라머라는 세계 최강의 선수와 함께 달렸음에도 중반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합을 벌였다.

이날 이승훈은 7200m 지점까지 한 바퀴 랩 타임을 31초대로 찍으면서 잘 버티는 듯했으나 8000m 지점을 넘어서면서 기록이 계속 뒤로 밀려났다.
▲ 이승훈 4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승훈이 19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역주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이승훈은 아쉬운 4위를 차지했다. /소치=연합뉴스
조금만 더 버텼다면 동메달도 노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웠지만 레이스 후반 들어 기록이 떨어지는 것은 대부분의 선수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이승훈의 오버페이스를 탓하기보다는 1∼3위를 휩쓴 네덜란드 선수들의 체력을 칭찬해야 하는 부분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승훈이 5000m의 부진에서 어느 정도 탈출할 기미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이승훈은 사상 첫 메달을 노리는 팀추월 경기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팀추월은 네덜란드가 사실상 금메달을 예약한 가운데 러시아, 폴란드, 독일 등과 한국이 나머지 은·동메달을 두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훈은 주형준·김철민(이상 한국체대)과 함께 팀추월에 나선다. 특히 이승훈은 가장 많이 앞장서서 공기 저항을 막아내며 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10000m에서 어느 정도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이승훈으로 인해 팀추월의 메달 가능성도 점쳐 지고 있다.

한편 이승훈이 출전한 팀추월 8강 경기는 오는 21일(금)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