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성지순례 중 폭탄 테러를 당한 충북 진천 중앙장로교회 신도 일부가 사고 발생 사흘만인 19일 오후 귀국했다.
다치지 않았거나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신도 15명은 사고 이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머물다가 터키 이스탄불로 이동, 터키항공 TK090편을 이용해 이날 오후 5시 45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귀국자는 이철환·김금주·이어진(가족), 차기호·김복례(부부), 노순영·유인숙(부부), 구성출, 유재태, 박일수, 신양선, 이경숙, 임정순·신성환·신성덕(가족)씨다. 이어진(12)양은 이번 성지순례단 중 최연소 참가자였다.
신도들은 비행기에서 내리고 나서 공항 내 보안구역에서 진천군보군소·가천길병원 의료진으로부터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았다.
의료진은 이들의 혈압, 맥박을 확인하고 귀를 비롯한 신체에 이상이 없는지 물었다.
한 의사는 "대부분 찰과상이나 타박상은 있지만 입원할 정도로 부상 정도가 심각한 분은 없다"고 전했다.
교회 집사인 차기호(57)씨는 버스 안에서의 상황을 묻자 "생각하기도 싫다. 죄송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차씨는 "사고 당시 '뻥' 하는 굉음이 크게 났다"며 "그 소리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밖에 나가려고 하는데 차 밖에서 교전하는 듯한 총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버스 중간 지점에 앉아있었다는 차씨는 "앞좌석에 앉아있던 분들이 많이 놀랐고좀 다쳤다"며 "누군가가 폭탄을 들고 버스에 들어왔는지는 못 봐서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지에 남아있는 부상자들의 상태에 대해서는 "같은 병원에 없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고 상태가 양호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건강검진과 입국수속을 모두 마치고 오후 6시 30분께 입국장으로 나와 가족들과 재회했다. 이후 교회측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진천으로 떠났다.
이번에 입국한 15명은 애초 이스탄불에서 대한항공 직항편으로 18일 인천공항에도착할 예정이었으나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귀국이 하루 지연됐다.
현재 이집트 샤름 엘세이크 병원에 남은 부상자 15명은 카이로로 이동해 21일 오전 4시 25분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인천공항 도착 예정시각은 21일 오후 6시 5분이다.
다만 이들 가운데 부상이 심한 2명은 파편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해서 항공편을 예약했어도 귀국일정이 다소 불투명하다.
교회 신도 김홍열(64)씨 등 숨진 3명의 시신은 이스라엘과 이집트 당국 협조를 받아 진행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부상자들과 같은 비행편으로 돌아올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김씨 유가족과 교회, 진천군 관계자로 구성된 현지 방문단은 이날 새벽 인천공항에서 텔아비브로 출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