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포상과 취업 추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는 학생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야간자율학습과 방과후 학습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 야간 자율학습과 방과후 수업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인 '인천시 학생의 정규교육과정외학습 선택권 보장에 관한 조례' 시행 2년이 지나고 있지만, 일부 학교에서의 '강요'는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9일 인천시의회 노현경 의원이 확인한 '학습선택권 조례 위반 민원 사례'를 토대로 일선 학교를 취재한 결과, 인천의 A특성화고는 학교가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10여 항목의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학교가 개설한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면 '방과후 활동 인증'을 학생에게 부여한다.
A학교는 이렇게 쌓인 인증 점수를 학생을 외부에 취업 추천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의 B일반계 여고는 야간 자율학습에 빠지지 않는 학생들에게 '자기주도학습 모범상' 이라는 교내상을 준다. B학교가 발급하는 교내상은 학교생활기록부에 수상 기록이 기재가 되는데 대입 전형 시 중요한 평가 근거로 사용된다.
한 고교의 진로진학 담당 교사는 "외부에서 받은 수상 실적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이 금지되며 학교 활동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학생부의 중요성도 따라 높아지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일선 학교들이 포상을 남발하고 있다"며 "이 같은 포상은 거의 대부분의 학교들이 운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은 이 같은 일종의 포상제도가 사실상 또 다른 강요라고 말한다.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포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강제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일반계고 1학년에 재학중인 송모(16)군은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한다는 이유로 상을 준다면, 집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상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렇지 않다면 야간자율학습에 대한 포상은 없어져야 한다. 이름도 자기주도학습상이 아닌 야간자율학습 개근상으로 고쳐서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교육활동을 권장하고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 차원에서 학교장 자율적으로 다양한 포상 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야자(야간자율학습)·방과후학습 '선택권은 학교'
포상·취업 추천등 받으려
학생들 울며겨자먹기 참여
입력 2014-02-2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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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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