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로 남을 마지막 '피겨여왕' 김연아 프리 연기 '아디오스 노니노'. '피겨여왕' 김연아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20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훈련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금빛 마지막 무대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김연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3시46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마지막 선수로 나선다.

옛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1984·1988년) 이후 26년 만에 역대 3번째로 여자 싱글 2연패를 달성하느냐가 이날 연기를 통해 결정된다.

20일 쇼트프로그램에서 74.92점의 시즌 최고기록으로 1위로 올라선 김연아는 24명의 출전 선수 중 24번을 뽑아 마지막 조의 마지막 연기자로 나선다.

결코 좋은 조건은 아니다.
▲ 전설로 남을 마지막 '피겨여왕' 김연아 프리 연기 '아디오스 노니노'. '피겨여왕' 김연아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20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훈련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김연아는 체력 소모가 많은 프리스케이팅에선 조의 앞 순서보다는 다소 숨을 고를 수 있는 중반의 순서를 좋아한다. 그러나 마지막 순서는 다른 선수들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데다 너무 오랜 시간을 긴장 속에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압박감이 두배가 된다.

정빙 후 4분이 넘는 연기가 11차례나 이어진 다음에 경기에 나서야 해 얼음 상태도 나쁠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조건이다.

게다가 심판진이 일관성 없는 판정을 내린 탓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74.64점), 카롤리나 코스트너(74.12점) 등이 턱밑까지 따라붙은 터라 부담감도 있다. 만약 이들이 앞선 경기에서 또다시 거품 점수를 받는다면 '강심장' 김연아도 부담이 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피겨 여왕'의 마지막 연기를 보이기에 잘 어울리는 순서이기도 하다.

2006년 시니어에 데뷔한 이후 한 번도 시상대에서 내려온 적 없는 김연아가 선수 생활의 마지막 무대로 선택한 소치올림픽에서, 마지막 순서에 최후의 연기를 완벽하게 보여준다면 '피날레'로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다행히도 현재 컨디션은 괜찮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을 마치고 "오늘이 최악이었다"며 긴장한 자신의 모습을 돌아봤지만, 그럼에도 74.92점의 고득점에 성공했다.

새로운 삼파전 구도를 형성한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를 따돌리려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쇼트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실수 없는 깨끗한 연기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은 김연아 자신도 난도가 높이 짜였다고 이야기하는 만큼, 완벽한 연기를 펼치려면 마지막까지 버텨낼 힘과 체력이 중요하다.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은 아르헨티나의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작품인 '아디오스 노니노'다. '아디오스 노니노'는 피아졸라가 아버지를 여의고 만든 일종의 진혼곡이라, 탱고 특유의 역동성에 애절한 슬픔이 녹아 있는 곡이다.
시니어 데뷔 시즌에도 탱고 곡에 맞춰 연기한 바 있는 김연아는 선수 생활의 처음과 마지막을 같은 갈래의 곡으로 장식하면서 한층 묵직해진 표현력을 보여줄 전망이다./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