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오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러시아 피겨의 희망을 떠올랐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20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앞세워 74.64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김연아(74.92점)에 0.28점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러시아의 관심은 오직 '샛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에게 쏠렸지만 쇼트 프로그램에서 치명적인 점프 실수로 메달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러시아의 희망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러시아는 역대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에서 아직 금메달이 없다. 현역에서 은퇴한 이리나 슬루츠카야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따낸 은메달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이날 김연아의 교과서 점프로 불리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보다 기본점에서 1.90 떨어지는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8.20점)를 시도해 무려 1.60점의 가산점(GOE)을 챙겼다.
'교과서 점프'로 인정받은 김연아가 시도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의 가산점이 1.50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점수다.
이 때문에 외신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점수에 대해 홈어드밴티지를 과도하게 받았다는 시선도 받고 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여기에 세 차례 스핀 과제(레이백·체인지 풋 콤비네이션·플라잉카멜)와 한 차례 스텝 시퀀스를 모두 레벨 4로 소화하며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에서 각각 레벨 3을 받은 김연아를 압박했다.
4살 때 처음 피겨스케이팅에 입문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13세 때 2009년 러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2010-2011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과 2011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을 휩쓸며 피겨 스케이팅 '예비 스타'로 떠올랐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2011-2012시즌 시니어 무대에 처음 데뷔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에 참가해 모두 동메달을 목에 걸며 상승세를 그렸지만 2012-2013 시즌부터 주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해 잊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이번 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모두 은메달을 따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2위를 차지하며 부활하는 모습을 보였고, 첫 올림픽 데뷔전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자신의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이날 쇼트 프로그램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를 이루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라며 "절실히 원하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이런 뜨거운 관중의 환호 속에 연기를 치러보지 못했다"며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 긴장도 많이 됐지만 감정을 잘 다스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카롤리나 코스트너와 근소한 차이로 쇼트 1위에 오른 '피겨 여왕' 김연아의 마지막 프리연기는 한국시간 21일 오전 3시46분에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