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경기도당 위원장의 장기 공백으로 계파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경인일보 2월19일자 4면 보도)는 지적에 대해 경기지역 의원들이 20일 오전 대책 모임을 가졌으나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또 다시 표류하게 됐다.

현재 위원장을 희망하는 3선의 황진하(파주) 의원과 재선의 김학용(안성) 의원이 서로 양보할 의사를 보이지 않는데다, 이들을 지지하는 계파별 신경전도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오는 7월14일 전당대회가 확정되면서, 이제 황·김 의원의 개인 감정을 넘어 두 의원을 지지하는 각 진영의 대결구도로 넘어가는 형국이라는 게 한 참석자의 전언이다.

현역 의원 13명이 모인 조찬 간담회 자리에서 홍문종 사무총장은 6개월간 장기 공백상태로 이어진 도당위원장 인선에 대한 그간의 사정을 모두 털어 놓았다.

홍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 고희선 전 의원의 별세로 공석이 된 도당 위원장에 3선의 황진하 의원이 희망했으나 선거법 재판에 계류중인 이재영 전 의원이 위원장을 맡게 되면 재판에 유리할 수 있으니 자신에게 양보하라고 해 이 의원에게 도당을 맡기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함진규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인적인 일로 당직을 맡길 수 없다며 위원장 공모에 뛰어들었고, 경선 후유증을 우려하는 도내 의원들의 만류로 조정기를 갖게 됐다. 주로 3선 이상 선수가 높은 의원들이 나서 합의 추대쪽으로 물길을 유도하기로 했었다.

홍 사무총장은 "이후 당 지도부에서 함 의원을 당 대변인에 발탁할 기회가 생겼고, 그 자리에 있던 유일호 대변인을 정책위 수석부의장으로, 정책위 수석부의장이었던 김학용 의원은 도당위원장으로 돌리는 '삼각 트레이드'로 매듭을 풀어 나가기로 했으나, 이제 황진하 의원이 양보할 수 없다고 해 정리가 잘 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당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대의원 수가 많고, 경기지역 조직 장악 여부에 따라 7월 전당대회 승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도내 의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 주지 못하고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모임 분위기는 경선을 피하되,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도당 차원에서 중앙당으로 넘어가는 기류였다는 전언이다.

한 참석 의원은 "지금 위원장에 선출되면 6월까지 잔여임기를 맡기 때문에 3선의 황 의원이 먼저하고, 다음에 김 의원이 맡는 게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당지도부에서 김 의원에게 도당을 맡으라고 해 놓고, 국회직까지 넘겨 준 김 의원에게 양보하라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고 한다.

다람쥐 쳇바퀴식 발언이 이어지면서 결국 도당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한 채 중앙당에 조정권을 넘겼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