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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올림픽 파크 내 메달 프라자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받은 뒤 가슴에 손을 얹고 태극기를 향해 국민 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해리, 김아랑, 공상정, 박승희, 심석희. /소치=연합뉴스 |
"(박)승희 언니가 분위기 메이커예요."(심석희)
"그냥 제가 웃긴가봐요."(박승희)
4년 전 밴쿠버에서의 '노 골드' 아픔을 털고 완벽한 신구조화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의 좋은 성적을 거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기자회견장에서도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를 뽐냈다.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대표 선수들의 기자회견이 열린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코리아하우스 앞마당에서는 쉴 새 없이 선수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나란히 선수단복을 입고 금메달을 목에 건 조해리(28·고양시청), 박승희(22·화성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 공상정(18·유봉여고), 심석희(17·세화여고)는 경기의 긴장을 털어놓고 약속한 듯 서로 속속들이 아는 '언니·동생'으로 돌아갔다.
누가 팀의 분위기를 주도하느냐는 말에 심석희는 "분위기 메이커는 승희 언니예요"라고 한마디를 하고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박승희가 마이크를 들고는 "그냥 제가 웃긴가봐요"라고 응수했다.
한참 웃음이 지나간 뒤에야 박승희는 "워낙 성격이 털털해서 잘 웃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날 평소보다 훨씬 밝은 모습을 보인 심석희를 두고 박승희는 "운동할 때면 언니처럼 느껴질 만큼 집중하지만 운동이 끝나면 딱 나이 또래답게 많이 웃는다"면서 "우리끼리 있으면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아도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고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주제가 또래의 관심사인 연예인 이야기로 넘어갔고, 심석희가 얼굴을 붉히며 보고 싶은 연예인으로 김우빈을 꼽자 옆에 앉은 네 명의 언니들은 또 웃음보를 터뜨렸다.
조해리·박승희 등 경험 많은 언니들이 이끌고 갓 태극마크를 단 세 명의 여고생 후배들이 믿고 따르면서 다져진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은 또 있다.
지난해 전지훈련지에서 대표팀 막내들이 쇼트트랙 헬멧을 쓰고 아이돌 그룹 크레용팝의 '빠빠빠'에 맞춰 '5기통 춤'을 춘 일이다.
이 영상은 '쇼트트랙팝'이라는 제목과 함께 인터넷에 퍼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이벤트를 기획한 주인공은 맏언니 조해리라고 한다.
조해리는 "최광복 코치님의 생일이 다가왔는데, 올림픽 직전의 전지훈련이다 보니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갑자기 크레용팝의 춤이 생각나서 후배들에게 '너희들 해 볼래'라고 제안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조해리는 "어린 후배들이 싫어하지도 않고 낮잠 자는 시간까지 빼 가며 하루 만에 연습해서 한 것"이라며 "살짝 틀린 부분도 있었지만 그게 더 귀여웠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30분 내내 미소를 잃지 않던 즐거운 기자회견은 선수들의 쇼트트랙을 향한 애정으로 마무리됐다.
조해리와 심석희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보니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것이 오히려 매력"이라고 했다.
공상정은 "인코스이든 아웃코스이든 깔끔하게 치고 나가면 타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고, 김아랑은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되는 경기가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박승희는 "운동할 때면 정말 힘들지만 계주에서 모두 함께 금메달을 따면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잠깐이지만 그런 것을 느끼려고 운동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소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