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추월 은메달 이승훈 "후배들 고맙다"… 주형준·김철민과 '해피엔딩'. 제22회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이승훈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메달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동계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대표팀의 맏형 이승훈(26·대한항공)은 자신을 잘 따라 준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승훈은 2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결승을 마치고 "밴쿠버 대회 이후 4년 동안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이번 대회도 힘들었는데 후배들과 함께 메달을 따냈다"면서 "3명이 같이 이뤄 더 기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이승훈, 주형준(23), 김철민(22·이상 한국체대)이 나선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금·은메달 결정전인 파이널A에서 네덜란드에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네덜란드와 중반까지 대등한 레이스를 펼친 한국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팀추월에서 메달을 따냈다.

이승훈에게는 굴곡 많았던 소치 올림픽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 팀추월 은메달. 제22회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선수들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메달 시상식에서 금메달 네덜란드(가운데), 동메달 폴란드 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이 대회 첫 경기인 5,000m에서 12위에 그친 이승훈은 10,000m에서는 네덜란드의 독주 속에 당당히 4위를 차지했고, 팀추월에서 은메달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는 이날 결승전에 대해 "마지막이라 소극적으로 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초반부터 강하게 나가려고 했고, 후배들과 저 모두 가진 힘을 다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5,000m에서는 충격적인 성적을 받아 힘들었지만, 팀추월은 잘하고 싶었다"며 "새로운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 기쁘고 큰 공부를 했다"고 이번 올림픽을 돌아봤다.

팀추월 대표팀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이승훈은 "후배들 덕분에 메달을 받았다"고 치켜세웠다.
 
▲ 팀추월 은메달.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승훈, 김철민, 주형준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질주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그는 "지금 한국 팀추월에서 형준이와 철민이를 대신할 후배가 없다"면서 "네덜란드나 유럽의 강팀과 속도를 맞춰 탈 수 있는 선수도 둘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선수가 있었기에 저도 자신 있게 리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후배들은 '큰 형'이 짊어지는 책임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서라도 개인 기량을 꾸준히 갈고 닦겠다고 다짐했다.

주형준은 "(이)승훈이 형이 5,000m 경기 이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시고 훈련할 때마다 저희를 긍정적으로 잘 이끌어 주셨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 팀추월 은메달. 제22회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선수들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메달 시상식에서 관중석을 향해 꽃다발을 들어보이자 이승훈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그러면서 "개인전에서는 아직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며 "개인 기량이 좋아야 팀추월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나는 만큼 (김)철민이와 제가 많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다졌다.

막내 김철민도 "이번 올림픽에서 부족한 점을 많이 알았다"면서 "지금까지는 저희가 승훈이 형에게 의존하는 면이 있었지만, 평창 올림픽 전까지 개인 실력을 늘려팀에 더 보탬이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 팀추월 은메달. 제22회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선수들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메달 시상식에서 손을 맞잡고 시상대에 오르며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왼쪽부터 주형준, 김철민, 이승훈. /소치=연합뉴스
▲ 팀추월 은메달.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승훈, 김철민, 주형준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플라워 세리머니가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