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신 등 피겨역사 다시써
그녀 모습 영원히 기억되길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모습을 상상해 봐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고 선수 인생을 마무리한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연아는 2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수상자들의 갈라쇼에 참가했다.
이날 김연아는 감미로운 선율과 함께 인류의 영원한 꿈인 평화를 노래하는 '이매진'의 선율속에 화려하면서 부드러운 피겨 여왕의 자태를 뽐냈다.
'이매진'은 팝가수 존 레넌이 1971년 베트남 전쟁 당시 반전의 메시지를 담아 발표한 곡으로, 대회 전부터 테러 위협에 시달린 소치올림픽에 딱 맞는 곡이었다.
김연아는 앞으로도 아이스쇼 등에서 팬들에게 아름다운 연기를 선사할 예정이지만, 선수 생활에선 이날이 마지막 갈라쇼였다.
사실 김연아는 피겨 여자 싱글에서 세계 기록 보유자다. 그는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78.50점)과 프리스케이팅(150.06점) 모두 역대 최고점 기록을 경신하며 총점 228.56점의 '세계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김연아는 1996년인 6세 때 어머니 박미희(55)씨의 손을 잡고 찾아간 과천 빙상장에서 처음 피겨를 접했다. 김연아는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쑥쑥 성장했다.
9세 때 전국체전 초등부 1위에 오른 김연아는 12세때 6가지 트리플 점프 가운데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뺀 나머지 5가지 점프를 마스터하며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김연아는 무대를 밟을 때마다 한국 피겨의 역사를 세웠다. 2002년 트리글라프 트로피 노비스(13세 이하) 부문에서 우승한 그는 2004년 9월 헝가리에서 열린 2004~200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또 2006년 3월에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고 2006~2007시즌에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해 금메달을 따냈다.
김연아는 2008~2009 시즌에서도 그랑프리 2개 대회 우승과 그랑프리 파이널 준우승에 이어 2009년 4대륙 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를 휩쓸면서 최고의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07.71로 우승하면서 ISU가 도입한 신채점방식(뉴저지시스템)에서 처음으로 200점대를 돌파한 여자 싱글 선수가 됐다.
올림픽 시즌에 들어간 김연아는 2009년 10월에 시작한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개의 금메달을 휩쓴 뒤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에 이어 2010년 2월 밴쿠버 올림픽에서 절정의 기량을 앞세워 역대 최고점 금메달을 따내며 역사를 바꿨다.
김연아는 이후 은퇴를 고려했지만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바꾼 뒤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비록 이번 올림픽에서 심판들의 '어리석은 잣대'에 희생양이 됐지만, 그가 보여준 마지막 무대는 팬들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