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개막하는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경기전시회는 화가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피카소를 재조명하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관련기사 3면

'입체파 화가'는 피카소를 대표하는 수식어. 하지만 피카소 세계의 극히 일부를 표현할 뿐이다. 미술교사였던 아버지에게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부터 그림을 그린 그는 아흔두 해를 사는 동안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었다.

파리의 비참한 생활상에 주목해 청색이 주조를 이루는 거지와 가난한 가족 등을 그리던 '청색시대'를 거쳐 파리에 정착하고, 연애를 시작하며 그의 작품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1907년 그의 대표작인 '아비뇽의 처녀들'을 발표하면서 입체주의 화조의 문을 열었다.

1937년 스페인 내전 당시에는 프랑코 장군에 대한 적의와 증오를 드러낸 판화 연작을 발표했으며, 세계대전 종전 이후에는 주로 남프랑스의 바닷가에서 생활하면서 그리스신화 등에서 영감을 얻어 밝고 목가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제작했다.

회화뿐 아니라 조각, 판화, 도예, 콜라주 등 양식과 매체에 구애받지 않고 수많은 작품들을 제작한 피카소는 현대 미술의 창시자이자, 현대 미술 자체가 됐다. 20세기 미술을 지배한 그의 천재성은 기교, 독창성, 해학이라는 측면에서 무한한 것이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