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창영 이춘택병원 정형7과장
얼마 전 한 아이의 엄마가 딸과 함께 병원을 방문했다. 딸 아이의 엄지발가락이 자신처럼 점점 휘고 있기 때문이었다.

엄지 발가락이 휘는 변형과 함께 통증까지 유발하기도 하는 무지 외반증은 이처럼 닮는 경향이 많으며, 이 아이의 경우는 일반적인 병에 대한 설명과 당장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되는 표정으로 돌아갔다.

무지 외반증은 유전적 요인, 평발, 비만 외에도 하이힐이나 발의 볼이 좁은 신발을 신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흔히 하이힐을 많이 신는 20~30대 여성들에서 볼 수 있지만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많이 병원을 찾는다.

무지 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 쪽으로 휘어 엄지발가락 쪽 내측 뼈가 돌출되면서 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돌출된 부분이 신발을 신고 걸을 때 마찰되면서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한다.

통증이 없는 경우 그대로 지내기도 하지만 변형이 심해져서 두 번째 발가락을 위로 밀어 올리면서 두 번째 발가락에 해당하는 발바닥에 굳은살과 통증을 일으키고 발가락의 등쪽이 신발에 닿으면서 굳은살과 통증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불편한 자세로 계속 보행을 하게 되면 골반, 허리, 어깨에도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무지 외반증은 초기에는 볼이 넓고 편안한 신발을 신어 통증을 줄일 수 있고, 교정용 깔창 및 교정 기구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휘어진 뼈가 교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나이가 많은 경우나 수술하기에 부적합한 경우에는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인 것 같다.

증상이 악화되어 신발을 제대로 신을 수 없고 통증으로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한다. 수술은 기본적으로 발의 변형을 일으키는 인대에 대한 수술과 뼈를 절골시켜 변형을 교정하는 방법을 사용하며, 발의 변형 정도나 동반 변형 및 상태에 따라 다양한 수술방법이 있다.

최근 무지 외반증은 수술 후 변형의 재발이나 큰 후유증 없이 치료받을 수 있으며, 수술 후 보조 신발을 신고 걷기 시작하여 보통은 수술 약 1주 후에 퇴원을 하게 된다. 모든 병에서와 마찬가지로 무지 외반증 질환은 예방과 치료가 모두 중요하다.

평소에 볼이 넓고 굽이 높지 않은 신발을 사용하고, 평발 등 발에 동반된 질환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치료를 하면서 깔창이나 기구를 사용하면서 관찰하도록 하고, 병이 진행하여 두 번째 발가락에 변형을 일으키는 경우처럼 너무 늦게 수술하여 수술 후에도 후유증이 남거나 큰 수술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에 수술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정창영 이춘택병원 정형7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