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오른쪽)이 20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촉구 정치권ㆍ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인 25일까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왼쪽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의기투합, 공조를 이어온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기초선거 '무(無)공천' 이냐, 공천유지냐의 갈림길에 섰다.

무공천 선언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던 안 의원측이 26일 민주당의 '공천유지'를 기정사실로 간주하며 '낡은 정치세력'이라고 맹공을 퍼부으며 선제공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즉각적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안 의원측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연대에 선을 그으며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특검과 정당공천 폐지 문제로 손을 잡았던 양측의 정책연대에 균열이 가면서 야권연대 전망도 더욱 어두워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와 안 의원이 지난달 24일에 이어 다시 전격 회동키로 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운영위원장인 안 의원은 이날 경기도당 창준위 발기인대회에 참석, "대의를 버리고 실리를 취한다면 민주당은 다시는 개혁을 말하지 말라. 새누리당 뒤의 따라가는 낡은 세력이라는 비판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낡은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 새로운 정치에 힘을 보탤 것인가, 기득권 세력과 함께 할 것인가 국민과 함께 할 것인가 선택하십시오"라고 격한 어조로 발언을 쏟아냈다.

▲ 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가 20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촉구 정치권ㆍ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에서 인사말한 뒤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에게 웃으며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윤여준 의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민주당에 대해 '국민 우롱'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김 대표가 이달말까지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촉구하며 당 차원의 결정을 미룬데 대해서도 "전형적인 낡은 행태"라고 쏘아붙였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적대적 공생관계'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 등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부글부글 끓는 표정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렇게 공개적으로 몰아붙이는 게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의원은 "민주당을 코너로 몰아 차별화하는 게 안철수식 '새정치'냐"고 반문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안 의원의 무공천 선언에 대해 "(무공천을) 결정하기 3일 전까지도 김효석 공동위원장이 호남에 와서 경선을 해 공천하겠다고 얘기한 것을 보도를 통해 봤다"며 "소통을 강조해온 새정치연합이 소통 없이 결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양측간 긴장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김 대표와 안 의원은 27일 오후 전격 회동을 하고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무공천'에 동참할 것을 거듭 촉구할 것으로 보여 김 대표의 최종 선택에 야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