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 박사는 "신소설 속에서 인천은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인천이라는 공간이 차지하는 무게감은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인천은 근대화가 진행되는 조선의 면모를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으며, 낯선 곳으로의 이동을 위한 장소라는 점에서 긴장과 설렘, 또는 두려움 등을 주었던 공간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인천에 모여든 노동자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모여드는 것이 아니라 당시 정치·경제적 이유로 농촌 경제가 파괴된 상황에서 농촌을 떠나 도시노동자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엄숙희 박사는 신소설 속 인천과 현재의 인천엔 유사한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은 변모된 한국의 모습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곳이라는 점에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시라고 생각한다"며 "근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관문으로 기능하면서 역사의 흐름에 따라 그 모습이 끊임없이 변모해가는 잠재력과 활력은 인천이라는 공간만이 지닐 수 있는 부러운 숙명"이라고 말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