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길 군수 '3선 도전' 보수텃밭 탓 후보군 새누리 일색
문경복 출마선언 속 최영광·임승일 거론… 민주는 '잠잠'
인천시 옹진군은 모든 지역이 섬으로 이뤄진 특수한 환경을 지니고 있다. 특히 서해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한 최북단 접경지역인 서해 5도는 백령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옹진군의 여러 섬 지역은 이런 불안정한 남북관계 때문에 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어선들도 말썽이다. 남북간 대치상황을 악용해 NLL 인근 해상에서 쌍끌이 불법조업을 일삼으며 우리 어민들이 바다에 뿌려놓은 어구까지 망가뜨리기도 한다.
요즘 서해 5도 어민들은 한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국가를 상대로 중국어선 불법조업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공익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옹진군이 인구로 치면 고작 2만명을 조금 웃도는 섬마을로 이뤄져 있지만 국가적 차원의 굵직한 현안들이 얽혀 있는 특수한 지역이라는 얘기다.
새누리당 소속인 현직 조윤길(64) 옹진군수는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당선의 기쁨도 잠시, 그해 11월23일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터지면서 조 군수는 실로 엄청난 충격과 실의에 빠진 주민들의 삶을 어루만지고 폐허가 된 섬마을을 복구하는 일에 집중해야 했다.
정부는 연평도 포격사건 이듬해인 2011년 6월 '서해 5도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한다. 이 계획은 관련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을 근거로 2020년까지 10년동안 78개 사업에 총 9천109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국가 차원의 사업으로, 피해 복구를 비롯해 서해 5도 주민들의 열악한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데 1차적 목적이 있다.
조 군수의 3선 도전은 오래 전부터 기정 사실화돼 왔다. 따라서 4년 전처럼 무투표 당선이 될 만큼 이번에도 조 군수의 독주가 계속되느냐, 아니면 그의 독주를 위협할 만한 대항마가 등장하느냐가 최고 관심사였다.
조 군수는 재임기간 발로 뛰는 현장 중심의 행정을 강조해 왔다. 옹진군은 섬으로만 이뤄져 있어 현장을 모르고는 행정을 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것이다.
꼼꼼한 일처리와 탁월한 업무 추진력을 통해 그가 이룬 주요 성과로는 해상교통 여건 개선과 관광 활성화 등이 꼽힌다.
최북단인 백령 항로에 2천t급 대형 여객선이 취항하게 됐고, 덕적 외곽도서에도 차도선인 여객선이 다니게 됐다.
여기에 팸투어 연계 여객운임 지원, 농어촌 체험관광 상품개발, 섬 둘레길 조성, 서해5도 안보관광 연계, 민박 현대화 추진 등의 효과로 2012년에 드디어 관광객 400만명 첫 돌파라는 수확을 거두게 됐다.
이 밖에도 장학재단을 세워 섬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기금을 조성하는 등 주민들에게 피부에 와닿는 행정을 펼쳤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조 군수의 8년이란 '장기집권'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정서도 엄연히 존재한다. 새 인물이 부재했기 때문에 그의 재선도 가능했다거나, 정작 그의 고향이자 표밭인 백령도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 힘든 상황이라는 평가도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조 군수 외에 문경복(58) 인천대 사무처장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인천시 고위 공직자 출신인 문 사무처장은 출마를 공식화한 뒤 틈틈이 섬지역을 다니며 얼굴을 알리는 데 주력해 왔다.
문 사무처장의 고향인 영흥면은 옹진군 내에서 백령면과 더불어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데다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와 사는 곳이어서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내 후보군으로는 문 사무처장 외에도 조 군수의 동갑내기이자 인천시의원을 지낸 최영광(64) 옹진군의원 등이 거론된다.
무소속으로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임승일(68) 현 옹진농협 조합장도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복병으로 떠올랐다.
최근 백령도 등을 잇따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임 조합장은 조만간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영흥면 출신인 임 조합장이 만약 출마를 결심한다면 조합원을 비롯해 오랜기간 다져온 인맥을 기반 삼아 탄탄한 조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이번에도 이렇다할 후보가 거론되지 않고 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