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교육감의 애매한 정치행보가 도마에 올랐다. 6·4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여부를 놓고 김 교육감의 오락가락 정치 행보를 보는 경기도민의 마음은 착잡하다. 특히 신학기를 앞두고 있는 일선 교육현장의 혼란은 심각한 지경이다. 현재 김 교육감은 새정치연합으로부터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설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민주당까지 포괄하는 범야권 단일후보라는 얘기도 나온다. 말그대로 '인기 상종가'다.

김 교육감은 2주전 서울의 중심부 강남 코엑스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경기도 교육감으로 출마할 경우 3선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김 교육감이 굳이 서울의 중심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는 것은 정치적 보폭이 교육감 정도로 만족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경기교육청이 소재한 수원이 아닌 서울에서 열었다는 점에서 당시 출판기념회는 구설수에 올랐었다. 하지만 그날 무려 2천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출판기념회에는 김 교육감을 영입하지 못해 안달이 난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물론 경기도내 초중고교와 교육청 관계자뿐 아니라 경기도내 지방공무원이나 지방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난 24일 밤 김 교육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해놓고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도 벌였다. 그 시각 서울에서 안철수 의원과 회동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김 교육감의 정치적 야심에 대한 말들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김 교육감은 여전히 거취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그의 침묵은 설과 억측을 양산시키고 있다. 처신이 교육자답지 않다는 비난의 소리도 높다. 이러다보니 일선 교육현장은 혼란의 연속이다.

우리는 김 교육감의 이런 갈팡질팡 행보에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전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 교육계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오죽하면 '꽃놀이패'를 쥐고 흔들어 대는 노회한 정치인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는 소리도 나온다.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두고 고민하는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교육이 곧 정치'가 아닌 우리 사회 통념상 김 교육감의 최근 행보는 지나치게, 너무도 비교육적이다. 교육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거취표명은 빠를수록 좋다. 정치판에서 우물쭈물하다간 집토끼도 산토끼도 모두 놓친다는 것을 김 교육감은 반드시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