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불법지급 혐의로 기소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27일 지방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교육감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장학기금을 출연한 것은 정상적인 직무상 행위로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아 위법성 없다고 판단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장학증서 수여시 김 교육감이 기부행위의 주체로 오인될 소지가 없었고, 김 교육감이 기부행위의 효과를 자신에게 돌리려는 의사가 있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동안 공직선거법이 허용하는 기부행위가 아닌 경우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아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해온 바 있다.

대법원이 "이번 사건은 위법성 조각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그간의 잣대에 따르더라도 처벌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라고 밝히면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에 대한 무리한 기소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법원은 다만 "이번 판단은 이 사건에만 한정된 것으로 교육감이나 지자체 장이 장학기금 출연이나 장학금 수여를 빙자해 행하는 기부 행위가 폭넓게 허용될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 교육감은 지방선거를 앞둔 2009년 11월 경기도교육청 예산 12억원을 경기교육장학재단에 출연하고 같은 해 12월 재단설립자 자격으로 장학증서를 교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옛 지방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이 준용한 옛 공직선거법 조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후보자 등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기관·단체 등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김 교육감이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기부제한 규정을어겼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김 교육감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장학증서 등을 전달하고 격려사를 한 것이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기소했다.

1·2심 재판부 모두 정상적인 직무상 행위로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