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도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대형 유통업체 증가로 인천지역 재래시장이 고사위기에 놓인 가운데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연구모임을 결성한 뒤 10개월동안 재래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운영실태와 활성화 방안을 조사·연구한 결과를 발표해 화제다.
지난 1월 동구청 기획감사실 윤인선(41·여·6급)씨 등 13명의 직원들이 꾸린 '동구발전포럼'은 29일 중앙시장연합회와 송현자유시장연합회 관계자 등 상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현1·2동 중앙시장 일대 경쟁력 제고와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2001년 동구발전 포럼회'를 열었다.
회원들이 발표한 내용은 '도깨비시장 활성화 방안' '혼수종합전문상가 건립방안' 등으로 그동안 현장 및 설문조사 등을 통해 관내 재래시장에 대한 실태 및 운영상의 문제점을 분석한 뒤 서울 동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이 활성화한 타 시·도를 돌며 연구한 결과물이다.
특히 이들은 생생한 상인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일과 후 틈만 나면 시장을 찾았고 구의 어려운 재정여건으로 각종 통계작업까지 회원들이 손수 분석하는 열성을 보였다. 또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모여 의견을 교환했고 수시로 교수 등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수준급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송현자유시장(일명 도깨비·양키시장) 활성화 방안을 맡은 연구팀(팀장·김연길)은 “상인들은 영업자구책으로 재개발을 선호하고 있으나 인접지역의 상권이 미약해 상업공간 건설로는 개발이익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토지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측면에서 주거기능을 강화한 주상복합 개발유형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울러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판매전략 수립 ▲현대화한 화장실 및 노후시설로 개축 ▲찾아가는 간담회 개최로 상인 단결 강화 ▲마케팅 교육을 통한 과거 이미지 개선 등을 활성화 방안으로 꼽았다.
이어 중앙시장 연구팀(팀장·김남선)은 “상인연합체의 부재 및 전근대적 영업행태, 투자·경쟁원리 결핍 등으로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며 “한복 및 침구류 점포와 그릇가게가 밀집한 혼수용품 상가 형태를 보이고 있는 만큼 '혼수종합전문상가'를 건립해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인천에 혼수전문상가가 없으므로 이를 건립하면 성공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인근 배다리전통공예상가 등의 입점을 유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에 노력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