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정자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철거민들을 사업지구내 어린이
놀이터 예정부지에 조성한 임시 거주단지로 집단이주시킨 뒤 놀이터 조성
을 위해 별다른 이주대책없이 강제 퇴거시킬 계획을 추진, 주민 반발이 예
상된다.
　30일 철거민 거주단지 '꽃뫼쉼터'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97년 8월
정자택지개발사업 추진에 따라 2만여㎡ 규모의 어린이놀이터 예정부지에
임시 거주단지를 조성, 이주대책비 수령을 거부한 28가구를 이곳에 입주시
켰다.
　이중 10가구는 임대아파트나 전세등을 얻어 다른 곳으로 이전했으며 나머
지 18가구는 당시 무상공급받은 8~15평 규모의 조립식 건물에서 폐지수집이
나 노점상 등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최근 놀이터 조성계획에 따라 지난달 15일까지 꽃뫼쉼터 거
주자들에게 자진퇴거를 요청해 왔으며 이들이 응하지 않자 오는 11월말까
지 퇴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퇴거하겠다는 방침을 최종통보했다.
　시는 당초 지난 8월말까지 이들을 이주시킨뒤 놀이터를 조성할 계획이었
으나 임대아파트 완공 지연으로 퇴거일을 지난달 15일로 연기한만큼 철거민
들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따라 이주 장소나 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대부분의 주민들은 11월말
이후 단수조치나 행정대집행등으로 아무런 대책없이 길거리에 내몰릴 처지
에 놓이게 됐다.
　주민 김옥선(64·여)씨는 “시의 퇴거요청 방침은 알지만 이사를 하려해
도 도저히 능력이 안된다”며 “시가 아무런 이주대책없이 겨울에 무조건
내모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는 “임시 거주단지는 보상비 지급을 대신해 철거민들에게 무상
지원된 것으로 관련법상 더이상의 지원은 할 수 없고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
의 민원해결을 위해서도 더이상 놀이터 조성을 미룰수 없다”며 철거입장
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