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천 반발기류 만만찮아
現단체장 공천경쟁없이 출마
'도전자' 예비후보들은 낙담
기초의원후보 격량속 길찾기

야권 허찌르는 공략 與 긴장
野 후보 난립 가능성 부담


야권의 신당 창당과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이 결정되자, 지역 정치권은 복잡한 셈법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여권 역시 야권의 이번 결정이 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김한길 안철수 신당 창당 반응. 김한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6·4 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겉으론 환영, 속으론 애태우기

경기지역 야권 정치인들은 이번 통합 결정 등에 대해 우선은 환영의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분열의 패배보다 통합의 시너지가 국민 정서에 더욱 부합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초선거 출마를 꿈꿔온 후보자들은 사실상 당의 공천 기회를 박탈당하면서, 정치생명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민주당 현역 단체장들은 공천경쟁 없이 현역 프리미엄으로 지방선거에 다시 나서게 된다. 하지만 현역 단체장과 경선 등 공천경쟁을 벌이려 했던 예비후보들은 사실상 이번 결정에 낙담해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도당의 경우 공천방침이 미확정인 상태여서 기초선거는 공천 신청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며 "현역이 아닌 도전자들이 당을 통해 기회나 도움을 얻는 기회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무공천에 대한 반발기류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당이 공천을 하지 않으면 깜깜이 선거가 될 우려는 물론, 과도한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기초의회는 현역 의원의 미래가 더 암담하다. 한 시의원은 "새누리당은 공천을 하는데 야권이 공천을 안 한다면, 그것이 필패이자 분열이다"라고 지적했다.

도내 전현직 기초·광역의원들은 최근 새정치연합 지원을 기대하며 대규모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도 통합 신당 내부에서 민주당 조직에 밀리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우려하고 있다.
 
▲ 김한길 안철수 신당 창당 반응. 김한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6·4 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랑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새누리, 어부지리는 없다

새누리당 소속 지역 정치인들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내심 '어부지리'를 기대했다. 새정치연합 출현으로 야권간 경쟁이 벌어지면, 과반의 득표를 하지 않아도 당선권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의 1대1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 긴장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권 후보 난립은, 여당으로서는 유리한 승리공식"이라며 "하지만 이 공식이 깨진 만큼 각 선거에서 만만치 않은 구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종합패배를 겪고, 광역의회 등에서도 다수 정당 자리를 뺐겼다.

이에 이번 선거에서 재탈환을 노렸지만, 야권의 허를 찌르는 공략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선거판이 됐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기호에서 만큼은 이점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및 새정치연합 출마자들은 무공천에 따라 '무소속'으로 분류돼, 다른 야당보다 뒤인 5번 이하의 번호를 부여받게 된다.

이럴 경우 야당 성향의 후보자가 난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수의 무소속 후보 중 신당이 내세운 후보임을 나타낼 방법이 없어, 당락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