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4일 현직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위한 출사표를 던지자 안행부 내부에서는 설마 했는데 아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유 장관의 경기도지사 출마가 불투명해지면서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유 장관은 이날 오후 김포 시민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 당직자 회의에서 "인천시장에 출마하라는 정치적 명령은 나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운명의 바다로 나아간다.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속이라도 당과 나라는 위해 한 몸 기꺼이 던지겠다"며 인천시장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경기도지사가 아니면 유 장관이 차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인천시장 출마설에 설마 했는데, 현실이 됐다"면서 "유 장관이 실세 정치인이면서 내무부 공직자 출신이라 업무에 해박하고 전문성도 있어 일하기 편했는데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안행부 관계자는 "유 장관은 청사 꼭대기부터 아래층까지 각 부서를 일일이 돌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눌 정도로 소통을 많이 했고, 항상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함께 생각해보자면서 설득하고 끌고 가는 리더십을 보였다"면서 "이 때문에 장관실 문턱은 낮아지고 정책 결정과정의 유연성은 높아져 참 좋았는데 떠난다니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행정고시 23회인 유 장관은 1980년 내무부로 공직에 입문해 경기도 기획담당관, 관선 김포군수, 인천 서구청장 등을 거쳐 1995년 민선 김포군수로 정치에 입문했다.
유 장관이 5일 사표를 제출하면 이달 초로 예정돼 있던 안행부 실·국장 등에 대한 인사는 후임 장관이 임명되기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청문회 절차 등을 감안하면 장관 임명에는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후속 인사가 발표되면 안행부는 부처 내 후보자 청문회 태스크포스를 꾸려 닷새가량에 걸쳐 재산관계 등 서류를 갖춰 인사청문요청안을 대통령에게 보내게 된다.
대통령이 이를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에서는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위원회 의결을 거쳐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대통령 업무보고는 이미 마친 상태여서 올해 안행부 업무계획의 줄기는 유지되겠지만, 인사청문회 준비와 후임 장관에 대한 업무보고 등으로 상당기간 업무 공백은 불가피하다.
당장 6월 4일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준비나 지방자치단체 파산제도 도입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라 후임 장관 임명은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안행부 장관이 맡게 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 자리도 당분간 대행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안행부 관계자는 "차관들을 위주로 대행체제가 가동되기는 하겠지만, 당분간은 후임 장관에 대한 업무보고 등으로 분주할 것"이라며 "안행부 장관은 6월 4일 지방선거 주무장관으로, 선거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후임 인사는 서둘러 이뤄져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