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당원 황대표 면담 반발도
인천시장 출마를 권유받고 장고에 들어간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시장 출마를 위해 김포시민에게 이별을 고했다.
유 장관은 4일 오후 4시30분께 김포시민회관에서 핵심 당직자 200여명이 참석한 당직자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를 출범시킨 한 사람으로, 현 정부의 성공이라는 대의를 위해 인천시장에 출마하라는 정치적 명령을 개인의 편안함을 위해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20년전 36세의 나이로 관선군수로 김포와 인연을 맺은 뒤 3차례 시장·군수를 지냈다. 이어 3선 국회의원과 2번의 장관을 지내면서 김포 발전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시민들의 성원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결국 김포시를 떠나야 하는 심경이 고통스럽다"며 "송구한 마음이 '천근만근'"이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맡겨진 운명의 바다로 나아간다.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험난한 바닷길이더라도 자신을 요구하는 당과 나라를 위해 온 몸을 던지겠다"고 비장함을 보이기도 했다.
유 장관이 '김포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10여분간 읽어 내려가자 참석한 일부 시민들도 소리내 우는 등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유 장관은 참석자 전원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작별을 고했지만, 핵심 당원 40여명은 곧바로 중앙당사로 몰려가 황우여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6·4 지방선거를 관리해야 할 안행부 장관을 지방선거에 투입하는 것은 성공한 박근혜 정부가 아니라 실패한 정부로 전락할 수 있다"며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포에서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측근은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유 장관을 징발하듯이 빼낸 것은 쑥쑥 잘 커가는 정치인 한 명을 제거하려는 정치적 음모와 술수도 있다"며 당 지도부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해 유 장관의 거취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환기·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