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는 현대시가 막 성장하기 시작한 때다. 따라서 이 시기 쓰인 작품은 유명 시인의 것이라 해도 작품성에 대한 평가가 그다지 좋지못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천'의 입장에서는 작품성을 따지기에 앞서 당대 최고의 시인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은 공간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소월·정지용·김기림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시인부터 김동환·박팔양 등 남다른 개성으로 주목받은 시인까지 인천을 노래했다.

최원식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당시 문인이라면 누구나 인천에 온 경험이 있고, 인천을 배경으로 작품 한두 편 남기지 않은 경우가 없다"고 했다.

'불란서 수병의 노래'(박팔양·인천항), '보석장사 아가씨의 보석 바구니를 살그머니 뒤진다'(김기림·길에서-제물포 풍경) 등 시인들의 인천에 대한 시어를 볼때 인천은 시인들에게 매력적인 도시였음에 틀림없어 보인다. 사정이 이럴진대 인천 토박이 시인들의 애정이 인천 곳곳에 깃들어 있음은 더 설명이 필요없다.

오래 전 유명 시인들이 남긴 작품은 지금의 우리에게는 시간 보따리에 담긴 선물이다. 1920~1930년대 시에 등장하는 인천은 인천역·인천항·월미도 등 중구 일대가 주를 이룬다.

마음의 여유를 조금 갖는다면, 우리는 언제든 당시 시인들이 마주한 아름답고, 활기차고, 때론 쓸쓸한 인천을 만날 수 있다. 오늘, 다함께 시(詩)를 통한 90년의 시간여행을 떠나 보자.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