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새정치연합 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위원장간 '핫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김 대표가 안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탄 뒤 지금까지 '신당추진단'이라는 실무라인과는 별도로 두 사람간에 '상시접촉' 채널이 가동되면서다.

두 사람은 지난 2일 양측의 통합 선언 이후 거의 매일 공식, 비공식적으로 만남을 갖는 한편 수시로 통화를 하면서 '조율사' 역할을 자처한 모양새다.

제3지대 신당 창당 경로를 둘러싼 입장차로 양측의 합당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가 7일 창당 방식 합의로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도 두 사람의 막후 거중조정이 힘을 발휘했다.

전날 신당추진단 협상에서 신당 창당 경로에 대한 합의 도출이 불발되자 상황 보고를 받은 두 사람은 직접 만나 '해결사'로 나섰다. 다만 이날 회동에서는 김 대표가 새정치연합의 흡수합당론에 대해 "도저히 당 내부를 설득시키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명, 결론 도출은 무산됐다.

이후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의 양보를 요구하며 강경입장을 고수하자 김 대표는 고민 끝에 새정치연합의 입장을 일부 수용키로 결단을 내리고 이날 오전 안 의원에게 연락했다.

곧이어 오전 10시45분께 국회에서 30분 가량 이뤄진 단독회동에서 김 대표는 직접 마련한 '가(假) 합의안'을 안 의원에게 건넸고, 이 자리에서 창당 방식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안 의원이 청주 방문 일정으로 서울을 비운 사이에도 양측 대변인이 이날 오후 4시45분 최종 합의문을 발표하기 전까지 두 사람은 수차례에 걸쳐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간 '핫라인' 가동은 오랜 인연에 터잡은 두 사람의 깊은 신뢰관계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변 의견을 충분히 듣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직접 결단하는 두 사람의 스타일이 맞아떨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양측 일각에선 '깜깜이 협상'이라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푸념 섞인 목소리도 새어나온다.

두 사람의 접촉이 '중간 창구' 없이 '맨투맨' 연락을 통해 이뤄지다 보니 핵심 관계자들 조차 두 사람의 접촉 사실을 미리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다 회동 자체가 배석자 없이 진행되기 일쑤인 탓이다. 양측 모두 회동 후 두 사람의 '입'만 쳐다보는 형국이다.

두 사람이 공개하는 것 이외의 구체적 대화 내용은 '베일'에 가려지다 보니 자칫 '이면합의' 가능성 등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장 새 지도부 임기와 관련, 정해진 게 없다는 양측의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임기 1년 보장 합의설'이 설득력 있게 나돌면서 친노(친노무현) 진영 등은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