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가 거듭돼온 진보정당들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선언으로 벼랑끝까지 내몰렸다.
애초 정의당과 통합진보당(진보당)은 이번 선거를 위기탈출의 계기로 삼으려했지만, 정치권이 양자대결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정의당은 2012년 진보당과 결별한 뒤 대선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가 지난해 당명을 바꾸고 나서 올해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데뷔하게 된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존재감'을 입증, 2016년 총선의 발판을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출발부터 스텝이 꼬이고 있다.
현재 천호선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심상정 원내대표가 경기지사 후보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가급적 많은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이지만 결과에 대해선 비관적 전망이 더 많다.
심 원내대표는 이르면 금주에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이지만 의원직을 사퇴하면서까지 도전하는 것은 '무모한 모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노회찬 전 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이 새 정치"라고 공개 언급해 천 대표가 서울시장선거 도전을 결심하더라도 '김빠진 출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혐의로 당이 존폐기로에까지 놓인 진보당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진보당은 역대 최대규모인 약 1천명의 후보를 출마시키겠다며 호언하고 있지만 내란음모사건 1심재판에서 이 의원 등에게 중형이 선고되면서 국민여론은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뿐만아니라 정당해산심판청구와 관련, 헌법재판소가 선거 이전에 '정당해산' 결정을 내리거나, 정당활동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선거 자체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
두 당은 홀로서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통합신당의 연대대상으로도 관심권 밖이다. 통합신당은 진보당에 대해선 '연대불가'라고 선을 긋고 있고, 정의당에 대해선 '미미한 존재감' 탓에 아직 눈길을 거의 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지역별 '야권연대'를 통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등이 '캐스팅보트' 역할도 하고 '실리'도 챙겼던 지난 2010년 지방선거와 뚜렷이 대조된다.
당시 민주노동당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3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노동당 24명, 국민참여당 5명이 당선되는 등 선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