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을 선언해 선거판이 3자 구도에서 양자구도로 재구성되면서 영호남 지역구도를 이번에도 깨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방선거의 성격상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동서를 양분해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다, '안철수신당'이 갑자기 소멸하는 바람에 영호남 지역구도를 비집고 들어갈 제3의 세력 자체가 없어진 탓이다.

여야는 좋게 말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진영이 강한 지역은 사실상 '출전'에 만족하고, 주요 승부처에 가용 자원과 인력을 쏟아부을 태세다. 서울 경기 인천 3곳은 여야의 화력이 집중될 최대의 승부처로 꼽힌다.

'민컨설팅'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뚜렷이 각을 세워 치르는 선거에서는 유권자도 자기 지역의 정서와는 다른 정당 후보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 지역구도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흐름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각각의 취약지역인 호남과 영남에서의 지방선거 준비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충청·강원 등 중원 싸움의 전략 수립에 몰두해 있는 터라 호남 지역 선거 전략은 기본적인 논의조차 없는 상황이다.

호남에서는 지역구 단위로 치러지는 총선에서조차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는 탓에 '선전'조차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호남에서 인지도도 있고 출마할 뜻이 있는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상향식 공천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불모지인 호남에서는 우선 공천 자체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재선도전에 나서는 최문순 강원지사를 시작으로 '동부권 벨트'를 강화해야 차기 대선에서 정권탈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영남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에 맞설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새정치연합과의 통합으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대구시장 출마가 유력한 김부겸 전 의원의 선전에 기대를 걸고 있는 정도로 제한적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설 명절 기간 세배 투어 차 전국을 돌 때 최문순 지사와 홍의락 대구시당 위원장으로부터 '동부벨트' 지원 강화를 요청받고 취약 지역 지원 상설위 구성 등을 약속했지만 '묘안'을 짜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광온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원·영남 지역에서 일당 지배가 장기화하며 지역 발전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는 내부에서의 설명이 먹혀들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