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인천·경기 수도권 광역단체장 자리를 놓고 여야 후보자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여야의 수도권 광역단체당 주자들은 휴일인 9일 당내·외 경쟁자들을 두루 겨냥해 공방을 벌였다.
수도권 단체장은 대권가도로 통하는 자리로도 인식되다 보니, 여야 간 공방은 물론이거니와 본선행 공천 티켓을 따내기 위한 집안싸움도 한층 치열한 양상이다.
이 와중에 인천시장 선거전에서는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과 이학재 의원 간 후보연대가 처음으로 이뤄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서울시장 = 재선에 도전한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에 맞설 새누리당이 과연 누구를 '대항마'로 선정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선의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상임대표가 이미 출마를 공식화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미국에 체류 중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오는 14일 귀국하면 당내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박홍근 의원(서울 중랑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달청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현대중공업 및 현대중공업 계열사는 서울시와 최근 5년간 150억원 이상의 물품구매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 주식보유와 서울시장직의 직무관련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정 의원의 보유주식 백지신탁 선언을 촉구했다.
◇ 경기지사 = 새누리당에서 남경필 의원이 이날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다른 주자들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원유철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경기지사는 등 떠밀려 나온 후보, 준비 안 된 후보가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절대로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차출 압박 속에 출마를 선언한 남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정병국 의원도 보도자료에서 "경기도민이 원하는 것은 준비된 후보"라며 "오랜 기간 원내대표를 준비해온 남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는 아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선 전 의원은 당사 기자회견을 통해 "남 의원이 경기지사가 된다면 도정(道政)을 정쟁의 중심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은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한집'으로 합치게 되면서 내부 경쟁구도가 더욱 복잡해졌다.
경기지사에 도전한 원혜영 의원은 이날 기자단 오찬에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의 경기지사 출마에 대해 "새누리당 후보를 확고하게 이길 수 있어야 전략공천이 가능할 텐데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김 전 교육감이 야권 내에서도 밀리는 게 있어 전략공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견제했다.
◇인천시장 =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은 이날 인천시장 출마를 접고 경쟁 후보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이 의원은 당사 기자회견에서 "유 전 장관은 형제 같은 동지"라면서 "박 대통령을 함께 모시면서 같은 가치와 이념을 가지게 됐고, 땀과 눈물을 함께 흘렸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친박 핵심 인사이다. 정치적 동질감과 친박계 내부 경쟁을 자제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즉각 반발이 나왔다.
3선에 도전하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의 연대는 지방선거를 정권심판의 장으로 만드는 자살골"이라며 "있지도 않은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의중)을 파는 가짜연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인천시장 예비후보인 민주당 문병호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수 년 간 인천시장 선거를 준비해 온 이학재 의원이 인천시장 출마를 접은 것은 유정복 전 장관이 그토록 아니라고 발뺌하던 '박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새 정치를 위해 현직 시도지사 절반도 물갈이할 수 있다는 결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같은 당 소속인 송영길 현 인천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