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SK아트리움 개관 기념 페스티벌 오프닝콘서트중인 수원시립교향악단.
최근 완성된 수원SK아트리움과 유럽투어로 한층 견고해진 수원시립교향악단은 매끄러운 새 잔과 잘 숙성돼 깊은 향을 내는 와인처럼 어울렸다.

지난 7일 수원SK아트리움 개관기념 페스티벌이 개막됐다. 앞으로 이곳에 상주하며 전용 공연장으로 사용할 수원시향이 '오프닝 콘서트'로 첫 무대를 열었다.

이영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의 '여명(黎明·Glory of Dawning for Orchestra)'이 이날 초연됐다.
이 이사장은 수원시향 김대진 지휘자의 위촉으로 그의 아버지인 고 이흥렬 작곡가가 만든 '수원의 노래'를 모티브 삼아 '여명'을 작곡했다.

'수원의 노래'의 주제를 중심에 두면서도, 색채적 화성과 우리전통 요소가 융합된 곡이다. 새벽의 정취가 느껴지는 금관악기 소리로 시작해 꽹과리 소리가 한낮 들판에서 벌어지는 축제의 흥을 이어받는다. 이 이사장은 연주가 끝난 후 '김대진은 참 똑똑한 지휘자'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협연한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연주됐다. 온 몸을 악기처럼 사용하며 연주하는 강동석의 몸이 크게 흔들릴수록 그의 바이올린은 더 깊고 넓게 퍼져나갔다. 강렬하면서도 수천 겹 공기층을 머금은 듯한 부드러움이 배어 있었다.

2부는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로 채워졌다. 지난 2월 유럽투어라는 큰 산을 넘어 온 수원시향의 연주에는 전에 없던 충실함과 충만함이 깃들어 있었다.

관객 전체가 몰입해 숨죽이고 음악에 귀 기울이는 순간은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큰 즐거움일 것이다.

이날 연주에서는 그런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특히 김대진 지휘자가 자랑스러워하는 현악 파트에서 관객들은 거의 매번 숨죽여 감상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SK아트리움 개관 페스티벌의 첫 번째 무대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객석 상황은 다소 아쉬웠다. 공연장 안내원들의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적당한 안내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연주가 진행되는 도중에 어린이 관객이 칭얼거리기 시작하자 보호자가 급히 아이를 데리고 공연장 밖으로 나갔다.

불과 열 걸음 떨어진 곳에 안내원이 서 있었지만 아이를 안고 어두운 객석을 달려나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2부 연주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는 안내원이 돌연 객석 중간 복도를 가로질러 달렸다. VIP 관객에게 프로그램북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새 공연장이 문을 열었고 모두가 이를 축하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공연의 역사가 시작됐고, 공연장의 분위기와 이미지도 차차 형성될 것이다.

앞으로 남은 20여차례의 개관기념 페스티벌이 끝난 후 수원SK아트리움이 문화예술의 도시 수원의 품격에 걸맞은 공연장이 돼 있기를 기대한다.

/민정주(문화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