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는 것'인 시각은 오감 가운데 9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대뇌피질의 절반 이상이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데 관여한다. 즉 시각은 대뇌의 작용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이러한 시각도 발달하게 되어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대부분의 아이는 어른처럼 볼 수 있게 된다.
흔한 이야기로 '1.0'을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아이에 따라서는 정상시력을 얻기 위해 안경이라는 도구가 필요하기도 하다.
흔히 안경을 착용하면 시력이 나빠졌다고 생각하는데 굴절이상이 생긴 것이지 아이의 대뇌기능이 저하되어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시력(나안시력)은 나빠질 수 있어도 안경을 착용한 시력(교정시력)은 대부분의 경우 괜찮다.
하지만 1~4%의 아이는 여러 원인에 의해 선명한 시자극을 경험한 적이 없어 교정시력이 덜 발달된 경우가 있으며 이를 '약시'라고 한다. 시력이 나쁜 것은 약시가 있는 경우다.
우리나라 초등학생이 안경을 착용하는 경우는 대부분 '근시'라는 굴절이상이 있기 때문이다. 안경교정이 필요한 정도의 근시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학동기 근시'라고도 한다.
근시는 시축보다 안구 길이가 길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개 성장하면서 진행된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의 눈이 계속 나빠지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더욱이 근시 진행에는 환경적인 요소도 중요하다. 요새 아이의 눈은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는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 근시의 발생과 진행이 빨라지고 있다.
또한 과도한 근거리 작업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근시가 생기는 '가성근시'의 위험도 있다. 아이가 눈이 안 보인다고 하여 섣불리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추지 말고 안과를 찾아 가성근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가성근시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약시인지도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약시는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잘 받으면 정상 시력으로 회복되지만 발견이 늦으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4세의 안과 검진시기를 놓쳤더라도 입학 전에 반드시 안과 검사를 받고, 필요한 경우 안경을 착용해서 안경에 익숙해진 후 입학하는 것이 좋다.
빠른 근시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확한 굴절교정이 필요하고 평소 바른 자세와 밝은 조명이 중요하다. 엎드려서 책을 보거나 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을 보는 것도 근시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는 40㎝ 이상 떨어져서 보는 것이 좋고 30분마다 5분 정도씩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승아 아주대학교병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