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에서는 영역별로 난이도가 엇갈렸던 2001학년도 수능과는 달리 언어를 비롯한 전 영역에서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언어영역의 경우 수험생 대부분이 “매우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여 입시학원들은 최고 20점 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수리영역도 당초 “지난해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 수험생들이 진땀을 빼게 했다.
 특히 언어영역은 전체적으로 지문 길이가 길어지고 종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문항이, 수리영역도 창의적 사고가 필요한 문항들이 다수 출제돼 시간에 쫓기면서 수험생이 느끼는 난이도는 훨씬 더 어려웠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도 출제위원회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했다”고 했지만 통합교과적 소재를 활용한 문항이 다수 출제돼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는 “지난해에 비해 어려웠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따라 입시학원과 일선 고교들은 언어와 수리영역을 중심으로 수험생들의 성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언어영역=비교적 쉽게 출제됐던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어려웠다. 출제위원회도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냈다”고 밝혔지만 수험생들이 실제로 느낀 난이도는 그보다 훨씬 심했다.
 이에 따라 대성학원과 종로학원, 중앙교육진흥연구소 등 입시기관들은 지난해에 비해 대체로 15∼18점, 최고 21점까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험생들도 “사고력을 요구하는 생소한 문제가 많이 나왔고 전체적으로 지문이 길어지면서 시간이 부족했다”며 “평소 모의고사 때보다 점수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출제위원회는 “전체적인 난이도는 작년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 수능시험의 변별력을 높이려고 노력했으며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항과 고차원적이며 다단계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문항을 고루 출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듣기 뿐만 아니라 읽기 영역에서도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다수 포함된데다 독해력 지문도 길이가 길고 까다로운 문제가 많아 수험생들이 시간에 쫓기는 것은 물론 문제풀이에도 상당한 애로를 겪었던 것으로 입시기관들은 분석했다.
 '듣기'평가의 경우 이전에는 대부분 지문 속에서 답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올해에는 끝까지 들어야만 답을 구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특히 2번 '길찾기' 문제는 절의 구조를 그려놓고 특정 지점을 찾도록 한 문항으로, 문제를 끝까지 듣는 것은 물론 전통문화에 대한 기본소양도 갖춰야만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또 글의 구상과 고쳐쓰기 문제를 결합시켜 통합적이고 실천적 사고를 요구한 문제(9, 10번)와 주어진 지문에 대한 비평에 대한 반론을 찾는 문제(39번), 글의 내용을 신문기사로 쓸 때 논지를 가장 잘 반영한 표제를 찾는 문제(28번) 등이 눈에 띄었다.
 이와 함께 2002월드컵 개최 상황을 가상해 스포츠중계 실황을 지문으로 선정한 문제(3번)와 '가족애'로 삼행시를 지을 때 조건과 맞는 답을 찾는 문제(11번) 등도 등장했다.
 남기심의 '새말의 탄생'과 김동리의 '화랑의 후예', 두보의 '강촌', 정극인의 ‘상춘곡’, 이범선 원작의 시나리오 '오발탄' 등 교과서에 포함된 내용도 출제됐다.
 ▲수리영역=언어영역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당초 “지난해 수준에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됐던데다 중·상위권의 변별력을 높이기위해 상당한 사고력을 요구하는 고난도의 문항이 늘어난 점 등을 감안하면 수험생들은 훨씬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입시기관들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대성학원은 상위권의 경우 10점, 중위권은 12점, 하위권은 14점 정도, 중앙교육진흥연구소는 상위권 9도, 중위권 12점, 하위권 8점 정도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각각 내다봤다.
 출제위원회는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했으며, 창의적 사고를 요구하는 새로운 문항들이 여럿 포함돼 수험생이 더욱 어렵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출제방향을 밝혔다.
 전체적으로는 수험생들의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우고 학교 수학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하기 위해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은 되도록 배제되고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계산이나 이해의 정도를 측정하는 문항이 다수 포함됐다.
 그러나 중위권 학생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중간 난이도 문항을 작년보다 늘렸으며 특히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한 약간의 고난도 문항도 출제됐다.
 주관식의 경우 지난해 2점 4문제, 3점 2문제에서 올해에는 2점 2문제, 3점 4문제로 바꾸고, 3점 문제에 창의성을 필요로 하며 교육과정상 상위수준에 속하는 문제를 출제함으로써 변별력을 더욱 높였다.
 “세 명이 합쳐 스티커를 모아 경품을 받을 때 필요한 나머지 스티커 수를 구하라”는 수학의 '경우의 수'와 일상생활을 접목한 문제(29번), 한 상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