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의 난이도가 종잡을수 없을 정도로 들쑥날쑥하면서 역설적이게도 올해 대학입학시험에서 수능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일선 고교에서는 진학지도가 어렵다고 아우성이지만 대학들은 수험생들의 실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변별력이 높아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등 입장에따라 상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수능시험 비중 절대적
2002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 성적 하락폭이 최고 50∼60점대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올 입시에서 수능비중이 대폭 높아졌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부터 수능을 9등급제로 바꾸어 자격기준으로 주로 활용하도록 하는 대신 5개 영역을 종합한 총점을 공개하지 않고 영역별 점수만 공개하기로 했으며 수능성적 위주이던 특차모집까지 폐지했다.
올해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29개 대학이 다단계 전형을 실시하고 22개 대학이 수능을 자격기준으로 채택한다.
또 대부분의 대학이 5개 영역별 점수를 자체적으로 더해 총점을 활용하며 3∼4개 영역 성적을 활용하는 대학이 48개, 특정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대학이 47개나 된다.
이 단계에서 수능점수 1∼2점차는 절대적이며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논술, 면접에 아예 응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일부 대학이 영역별 성적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총점을 사용하는 대학이 대세여서 특히 대폭 두터워진 중하위권의 경우는 수험생들의 누적 성적분포도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장님 문고리 잡기식'으로 지원하는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어려워진 수능·달라진 성적분포
경인지역 고교들이 8일 수험생들을 상대로 대입 수능시험을 가채점한 결과 계열별로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작년보다 30~40점, 중·하위권은 50~60점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370점대 이상 상위권은 얇게, 중위권은 두텁게 형성되는 등 점수분포대가 '상박하후(上博下厚)형' 내지 '항아리형'이 될 것으로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370점 이상 고득점이 대폭 줄어들고 상위권이 340~350점대로 '하향 평준화'되면서 일선고교의 입시지도에 극심한 혼선이 예상되는 반면, 재수생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재수생들의 경우 점수 하락폭이 390점대 최상위권의 경우 20점 안팎으로, 370~380점대는 30점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재학생들의 하락폭보다는 나은 것으로 분석됐다.
입시전문기관들은 올해는 작년보다 정시모집 합격선이 크게 낮아져 서울 소재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360점 이상이면 지원해볼 만하고 300점 이상은 서울소재 대학에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시합격자들도 불안
점수 하락폭이 극심해지면서 지난 2학기 수시모집에서 수능에서 일정 성적 이상을 받아야 최종 합격할 수 있는 '예비합격자'들의 불안감도 극대화되고 있다.
예비합격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수능 2등급(전체 11%이내) 이상을 자격기준으로 하는 서울대를 비롯, 대부분 대학이 2학기 수시에서 일정한 수능자격등급 기준 만족을 합격조건으로 정해놓고 있다는 것.
이러한 불안감은 특목고생이나 재수생에 비해 점수 하락폭이 더 큰 일반고 '예비합격생'들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어 일부 학생들은 '지금부터라도 정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논술·면접이 중요하다.
수능에서 잃은 점수는 앞으로 기회가 있는 논술, 면접으로 만회할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점수대에 많은 수가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이는 중·하위권의 경우 논술과 면접이 당락을 뒤집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인지역 고교에서는 기말고사를 치른 뒤 곧바로 논술고사 및 심층면접을 치르는 대학에 지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특강을 마련, 지도에 나섰고 입시학원 논술·면접강좌나 과외로 몰리는 학생들도 급증했다.
올해 정시에서 논술을 보는 대학은 연세대와 고려대 등 24개 대학으로 1개 줄었으나 면접·구술 점수를 총점에 반영하는 대학은 오히려 64개로 8개 늘었고, 이중 상당수가 심층면접 방식을 도입했다.
수시모집과 마찬가지로 정시모집에서도 논술과 면접이 당락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대학들의 반응
대학입시 관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대학 서열화와 고교 교육의 입시학원화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서울대 유영제 입학관리본부장은 8일 “변별력 강화라는 점에서 이번 수능이 바람직하지만 들쑥날쑥한 난이도는 전형요소별 반영비율 등 대학의 입시정책에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일정한 난이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김승권 입학관리실장도 “대학 입장에서는 우수학생 확보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어려운 수능으로 변별력이 높이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위권 대학들과 지방소재 대학들의 입시관계자
"논술·면접서 만회하라"
입력 2001-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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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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